[파워리더 인터뷰]“청소년에게 안보 중요성 일깨우기 위해 퇴역한 울산함 전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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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국산 1호 전투함이자 퇴역함인 ‘울산함’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한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울산 남구 제공
국산 1호 전투함이자 퇴역함인 ‘울산함’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한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울산 남구 제공
1980년 4월 8일 울산 현대중공업 독.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부인인 홍기 여사가 ‘스폰서’로 참석한 가운데, 국산 1호 전투함인 ‘울산함’(1890t급) 명명식이 열렸다. 스폰서는 선박에 이름을 부여하는 사람으로 주로 여성이 맡는다. 홍 여사 옆에는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있었다. 울산함은 이후 34년간 대한민국 영해를 지키다 2014년 12월 30일 퇴역했다.

울산함은 이제 고향으로 돌아와 울산 남구 장생포 생태체험관 옆에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울산함의 귀향은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의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 구청장은 울산함 퇴역 소식을 듣고 “조국의 영해 수호 임무를 마치고 퇴역한 한국 최초의 자체 제작 전투함을 장생포에 전시해 역사적 가치와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남구는 퇴역 3일 뒤인 2015년 1월 2일 해군에 울산함 무상대여 신청을 해서 한 달 만에 해군참모총장의 승인을 받았다. 같은 해 4월에는 해군군수사령부와 무상대여 계약을 체결했다. 대여 기간은 2015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다. 연장도 가능하다.

남구는 지난해 6월 울산함을 인수한 뒤 24억 원을 들여 경남 통영의 수리조선소에서 선체 수리와 도색, 내·외부 전시시설 정비를 마쳤다. 같은 해 7월에는 울산 장생포 생태체험관 옆 육상에 거치를 끝내고 관람시설을 설치한 뒤 18일 공식 개관했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울산 남구 장생포 생태체험관 옆에 전시된 울산함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울산 남구 제공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울산 남구 장생포 생태체험관 옆에 전시된 울산함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울산 남구 제공
전시된 울산함의 규모는 길이 102m, 너비 11.5m, 높이 23m. 선박 내부는 대부분 사용 당시 원형이 그대로 보존됐다. 선박 보존을 위해 기관실과 일부 격실이 폐쇄됐지만 관람객이 재미를 느낄 만한 격실은 구경할 수 있도록 꾸몄다. 승조원 침실과 레이더로 전술 정보를 분석하는 전투정보실, 소리로 적이나 자연물을 탐지하는 음탐실, 함장이 작전을 지휘하는 함교는 그대로다. 음탐실에서는 적이 쏜 어뢰의 접근을 탐지하는 소리와 고래 울음소리를 체험할 수 있다. 울산함의 역사와 건조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과 울산함 설계자, 당시 근무자 인터뷰 영상, 역대 함장 사진도 전시돼 있다.

외부 갑판에는 실물을 그대로 재현한 대공레이더와 76mm, 30mm 함포, 폭뢰 같은 무기가 전시돼 있다. 울산함은 건조 당시 가스터빈 2대와 디젤엔진 2대를 장착해 최고 36노트(시속 66km)로 고속 기동할 수 있어 한국 방위산업 기술이 집약된 전투함으로 평가받았다. 76mm와 30mm 함포 각 2문과 대함미사일 하푼, 자동사격통제장치, 음향탐지기(소나) 장비를 탑재해 대함, 대공, 대잠전을 동시에 수행했다.

1983년 4월 9일 제주 동방 해상에서 침몰한 제1마산호 선장과 선원 7명을 구조했고, 같은 해 12월 3일 다대포 해안에서 침투 간첩선을 격침하기도 했다. 서 구청장은 “울산함은 설계와 건조를 모두 우리 기술과 자본으로 만들어 한국의 함정 건조 기술에 획을 그은 역사적인 군함”이라며 “울산의 조선업체가 건조했고, 이름에도 ‘울산’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전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함 전시가 청소년들에게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고래관광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새로운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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