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증거조사 끝나면 선체 절단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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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위, 진입통로 확충방안 논의
4일째 작업에 2m 진입 그쳐… 미수습자 가족 “수색방식 변경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증거 조사가 끝나면 선체를 절단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창준 선조위 위원장은 21일 오후 전원회의를 마친 뒤 “선체 증거 조사가 모두 끝나면 선체 자체의 증거 가치는 옅어진다”며 “그 이후엔 조타실같이 현상 유지를 요청한 부분에 대해서도 과감히 파손하거나 절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조위는 이르면 6월 말부터 정식 조사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전남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이 시작된 지 나흘째에 접어들었지만 한 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해양수산부와 선조위 측에 선체 수색 방식 변경을 요청했다. 이들 미수습자 가족은 진상 규명과 수색자 안전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다시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미수습자 가족들과 긴급 면담을 가진 김 위원장은 “선체 정리를 맡은 코리아샐비지 측이 미수습자 가족 측에 4층 A덱 객실 부분을 선미부터 선수까지 절개해 뜯어내는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면 배가 더 기울거나 선박 자체 변형이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안으로는 선미와 선수 사이를 부분 절개해 기존 진입 통로를 넓히거나 추가로 구멍을 뚫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대기실에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색작업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날까지 내부 수색은 선체 4층 선수 좌현에 뚫린 구멍 두 곳으로 1∼2m 전진한 것이 전부다. 조은화 양(단원고)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세월호 내부는 펄과 무너져 내린 구조물 등으로 꽉 차 있어 전혀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펄이 얼마나 진득한지 모종삽은 잘 들어가지도 않아 손으로 빡빡 긁어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화면을 보고 있으면 도저히 3개월 내에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한편 수색현장에는 이날 오전부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원 2명이 투입됐다. 이날까지 인양 및 수습 과정에서 발견한 유류품은 휴대전화 6점 및 디지털카메라 1점을 비롯한 166점, 동물뼈로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뼛조각 47점이다.

목포=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세월호#선체#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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