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차준호]인하대 송도캠퍼스를 어찌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차준호·인천취재본부
차준호·인천취재본부
인하대 송도캠퍼스 문제로 인천시 산하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의 고민이 깊어진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시장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최순자 인하대 총장을 위해서인지 인천시가 정상궤도에서 벗어나는 행정을 펼칠 조짐을 보여서다.

12일 오후 이용철 인천시 기획조정실장 주재로 시 교육협력담당관실, 인천경제청 직원들이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 몇 시간 전에야 통보된 이 자리에서는 인하대 송도캠퍼스 부지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가 인천경제청과 계약한 송도 11-1공구 22만5061m²의 캠퍼스 용지 대신 이미 조성된 글로벌캠퍼스 건물을 제공하는 방안을 찾자는 회의였다고 한다. 캠퍼스 용지 매입을 위해 인하대가 인천경제청에 낸 400억여 원을 글로벌캠퍼스 건물과 땅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게 핵심이었다고 한다. 사실상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송도캠퍼스 용지 계약을 위반했을 때 인하대가 내야 할 위약금 107억 원을 받지 않는 방법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총장의 인하대는 송도캠퍼스 용지 대금 잔액 594억 원의 10%인 59억4000만 원을 19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시 안팎에서는 인천시 정책조정을 주 업무로 하는 기획조정실의 수장이 인하대 송도캠퍼스 문제에까지 나선 까닭을 놓고 설왕설래가 많다.

송도캠퍼스 부지를 호주머니 사정에 따라 줄여서 사겠다는 최 총장의 일방적인 주장도 부담스러운데 알짜 자산인 글로벌캠퍼스를 받는다면 인천시민에게 무리한 희생을 요구하는 셈이다. 글로벌캠퍼스는 정부 예산이 25% 투입됐다. 이를 국내 사립대에 제공하려면 일반 재산으로 전환하는 무리수를 둬야 한다. 또 다른 특혜 시비가 빚어질 수 있다.
 
차준호·인천취재본부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