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시설 개방해 공동 이용… 농특산물 납품 늘려 지역상가 살려
교류 협력관 채용 등 협력관계 유지
지난달 29일 육군화생방학교 간부들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단결의 날’을 맞아 전남 장성군 삼서면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육군화생방학교 제공
지난달 29일 전남 장성군 삼서면 식당가가 군인들로 북적였다. 이날 육군화생방학교 간부 70여 명은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단결의 날’을 맞아 부대 인근 식당가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육군화생방학교는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주민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셋째 주 수요일을 ‘문화 단결의 날’로 정하고 이날 첫 행사를 가졌다. 삼서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51)는 “화생방학교 간부들이 지역민을 배려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국가안보를 위해 복무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장성군과 국내 최대 군사교육시설인 상무대의 ‘아름다운 동행’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시설을 개방해 공동으로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농특산물 납품을 늘리고 지역 상가 살리기에 함께 나서는 등 상생의 길을 걷고 있다.
● 민관군 상생 모델
1994년 광주에서 장성군 삼계·삼서면으로 이전한 상무대는 보병·포병·공병·기계화·화학학교 등 5개 전투병과 학교와 2개 지원 부대가 있다. 장교와 부사관, 훈련병, 군인 가족 등 6200여 명이 상주하고 있다.
장성군과 상무대는 2011년 3월 ‘문화체육시설 공동이용협약’을 계기로 상생 물꼬를 텄다. 그해 10월 상무대가 창설 이래 최초로 민간에 부대시설을 개방해 전국 대학동아리 축구대회가 열렸다. 이후 동호회 축구대회, 생활체육대회가 열릴 때 상무대 연병장과 체육관을 활용하면서 장성군은 당장 시급한 공설운동장 신축비 200억 원을 절감해 예산 절감 모범기관으로 감사원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상무대는 매년 열리는 홍길동축제 때 군악대 공연을 비롯해 장갑차 등 군 장비를 전시해 병영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농번기 일손 돕기, 환경 정화활동, 태풍이나 대설 피해 때 긴급 피해복구 지원에 나서는 등 주민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장성군은 2013년 상무대 정문에서 삼계면 상무아파트까지 4km에 이르는 자전거도로를 23억 원을 들여 개설했다. 아파트와 부대를 오가는 상무대 부대원들을 위한 시설이다. 지난해 상무대에 무인 민원발급기를 설치하고 올 1월에는 상무대와 교류 업무를 전담하는 예비역 대령 출신의 협력관을 채용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
상무대는 간부식당 식자재를 장성에서 구입하고 지역 식당 이용하기 운동을 벌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돼지고기 등 축산물 40억 원어치를 장성축협을 통해 구매하고 쌀도 48t(1억 원 상당)이나 구입했다. 지역 농가들은 무와 배추 마늘 당근 등 채소류와 단감 사과 등을 상무대에 납품해 3억50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상무대는 도시락 배달, 주민 의료 봉사활동을 하며 이웃사랑의 온정을 나누고 있다. 육군기계화학교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도시락 배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네 차례 부사관급 이상 250여 명이 돌아가며 혼자 사는 노인 10명에게 보온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51군수지원단은 장성군 북하면 영락양로원 노인들을 위한 세탁봉사를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역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지난해 육군포병학교는 부대 애칭을 ‘백룡부대’에서 ‘변이중부대’로 바꿨다. 망암 변이중 선생(1546∼1611)은 임진왜란 당시 화차(火車)를 만들어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인물이다. 포병학교는 2011년 망암 선생 서거 400주년을 맞아 화차를 복원해 시연을 하기도 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상무대 군인과 가족들이 장성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애정을 보여준 만큼 상무대와 교류협력을 강화하면서 진정한 상생 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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