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 국립대 특집]학생의 미래가 있는 부산대학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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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 총장에게 듣는다
“제대로 된 연구중심대학 육성해야”



지금 대학을 둘러싼 교육환경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2023년에는 국내 대학의 절반이 문을 닫아야 합니다. 또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전 분야에 걸쳐 거세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학교육의 내용과 패러다임, 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쟁력 강화와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국립대와 사립대의 역할을 분리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때입니다.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명문 사립대학 육성을, 고등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서는 지역 국립대학에 대한 획기적 육성 방안이 필요합니다. 특히, 큰 틀에서 대학원을 중심으로 기초학문 발전 등에 매진하는 연구중심대학, 그리고 교육이나 기능전수 및 취직에 중점을 둔 교육중심대학이라는 투트랙으로 나눠 대학 정책과 구조개혁 추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연구·교육·전문인력·교원전문인력 등으로 대학 정책을 구분하여 각각 특성화를 추구하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학 특성화(연구, 교육, 평생·직업교육) 정책과 성공적인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례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 한 대선 캠프에서 제기된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는 단순히 대학 서열주의 폐지의 관점이 아니라, 연구중심대학의 효과적 육성과 지역 국공립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접근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의 교원양성 시스템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지식의 축적과 전승을 통해 시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습니다. 현재 사회수요 변화를 반영한 탄력적인 교사양성 시스템이 부족하고 교사임용 인원은 제한돼 있습니다. 게다가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높은 전문성을 갖춘 교원이 먼저 필요합니다.
부산대의 비전

부산캠퍼스 전경
부산캠퍼스 전경

지난해 개교 70주년을 맞이한 부산대학교는 1946년 5월 15일 설립됐다. 윤인구 초대총장의 열정과 꿈, 리처드 위트컴 장군의 헌신, 국립대를 세우겠다는 시민과 기업가들의 헌금이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인 부산대 설립의 밑거름이 됐다.

이후 부산대는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이끈 진리·자유·봉사의 이념으로 대한민국 70년의 위대한 여정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해왔다. 부산대는 그 첫 시작도 ‘시민’이었으며, 그 과정과 끝도 ‘국민’이 중심인 것이다. 부산대는 오늘도 학생과 국민의 미래를 준비하고 그들로부터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P&You(PNU: Pusan National University)’가 되기 위해 소통과 힘찬 전진을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대의 건학이념은 심벌 로고에서도 뚜렷이 나타나 있다. 대학의 로고는 독수리와 책, 환(環)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수리는 웅비·도약·희망을 의미하며 책은 학문과 진리탐구를, 환(環)은 평화와 공존이라는 봉사의 이념을 표현하고 있다. 개교 71주년을 맞이한 부산대는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Global Excellence! 창조적 지식공동체 구현!


Global Excellence를 지향하는 창조적 지식공동체의 구현을 비전으로 하는 부산대는 창의적 지식인, 개방적 지식인, 봉사하는 지식인, 글로벌 전문인을 4대 인재상으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독창적 지식과 정보를 창출하는 창의적 지식인 양성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세계 중심적(geocentric)인 사고관을 가진 개방적 지식인 양성과 글로벌한 환경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전문인 양성을 중요한 사명으로 한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지식을 활용하고 봉사하는 지식인을 양성함을 궁극의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부산대는 Global Excellence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 1월 IBS 기후물리 연구단(ICCP) 유치, 5대 미래학문분야(ICT·IOT, 바이오, 신소재, 재난안전, 해양자원)의 전략적 육성, 특성화 전략과 궤를 같이 하는 멀티캠퍼스 전략의 추진, 양산캠퍼스 기반 의생명과학연구클러스터의 추진 등을 통한 세계 50위권 연구중심대학 진입이 그것이다.

대학본부와 개별 단과대학 및 사업단별로 추진되고 있는 CK사업, ACE사업, BK사업, LINC사업 등 다양한 연구·교육 관련 정부 재정지원 사업들은 개교 71주년을 맞아 더욱 규모가 커지고 내실화를 기하고 있다. 이를 통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과 창조적 지식공동체의 구현은 부산대 구성원과 시민들이 함께 꿈꾸고 노력하며 이뤄가고 있는 거점 국립대 부산대의 미래 발전상이다.

아름다운 인간중심의 멀티캠퍼스 구축

부산대는 여느 국립대학과 달리 4개의 멀티캠퍼스를 보유하고 있다. 대학본부가 있는 장전동 캠퍼스, 의·생명클러스트의 허브로서 자리잡고 있는 양산캠퍼스, 글로벌오픈캠퍼스를 지향하는 밀양캠퍼스, 그리고 부산 경남지역의 핵심 의료기반인 아미동캠퍼스는 캠퍼스별 특성화전략 추진을 통해 발전을 거듭해온 부산대학교의 중요한 자산이다. 최근에는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이들 멀티캠퍼스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협력적 멀티캠퍼스전략을 통해 독립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4개의 캠퍼스를 연구와 교육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협력과 공유의 캠퍼스로 전환시키려 한다.

특성화로 무장되어 있으면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아름다운 캠퍼스, 스마트 캠퍼스, 인간중심 캠퍼스는 부산대의 자랑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캠퍼스전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학내의 연구, 교육, 행정 전 분야에 협력을 통한 경쟁과 공유를 통한 상승효과를 얻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 부산대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넘어 우리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상을 남보다 더 빨리 준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통일한국 시대의 유라시아 관문 대학!

개교 70주년인 지난해 5월 새 사령탑이 된 전호환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역풍장범(逆風張帆)’을 강조했다.

‘맞바람을 향해 돛을 펴는 범선과 같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고 전진한다’는 의미처럼, 부산대는 ‘위기’라는 맞바람에 ‘도약’이라는 돛을 높이 펼치고 세계를 항해하겠다는 강한 도전과 꿈과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 항해의 목적지는 통일한국과 함께 열리는 유라시아 시대 대륙의 관문도시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명문 연구중심대학’이다.

‘Come with PNU! - 부산대학교랑 일어나 함께 가자!’ 부산대 정문에 새롭게 내걸린 슬로건이다. 부산대는 학생들과 젊은 청춘들에게 든든한 언덕이 되어줄 것이다. 거점 국립대 부산대학교와 함께 한다면 다가오는 통일한국 시대와 유라시아 시대의 리더와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비전을 갖게 될 것이다.

부산대 건학 이야기

1954년 부산대 효원교사 준공식에서 위트컴 미 육군준장이 첫삽을 뜨고 있다.
1954년 부산대 효원교사 준공식에서 위트컴 미 육군준장이 첫삽을 뜨고 있다.

1946년 5월 15일 서울대보다 수개월 앞서 출범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인 부산대학교의 71년 역사에는 윤인구 초대총장과 리처드 위트컴 당시 미군 군수기지사령관의 건학 히스토리(History)와 장엄한 휴머니즘이 배어 있다.

인문학부와 수산학부로 출발한 부산대는 1953년 문리과대·법과대·상과대·공과대·약학대·의과대 등 6개 단과대학으로 늘었고, 같은 해 9월 ‘부산대학교 설치령’이 대통령령으로 정식 공포되면서 총장서리였던 윤인구 박사가 초대총장으로 임명됐다.

부산대는 1954년 지금의 부산 금정산 동쪽 기슭의 장전동에 50만 평이 넘는 캠퍼스 부지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윤인구 초대총장과 위트컴 장군 사이에 ‘교육의 꿈과 비전’에 대한 ‘위대한 거래’가 이뤄졌다. 1953년 부산대가 서구 대신동 판잣집 건물을 교사로 쓰고 있을 때, 윤 총장은 위트컴 장군을 초청해 벽에 걸어둔 종(鐘) 모양의 장전동 캠퍼스 배치도 그림 한 장을 보여주며 “장군, 내 그림을 사 주시오”라고 말했다. “이 땅의 꿈과 교육 비전이 담긴 그림”이라는 말에 감동한 위트컴 장군은 흔쾌히 그림(캠퍼스 배치도)을 사줬다. 위트컴 장군은 정부와 경남도지사를 설득해 장전캠퍼스 165만m²가 무상 양여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캠퍼스 시설 공사비 25만 달러도 지원받게 했다. 또 미군 공병부대를 투입해 온천장에서 부산대에 이르는 진입도로도 뚫어 주었다.

윤인구 총장은 “교육은 차갑게 버려진 돌덩이에서 혈맥이 뛰는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일” 이라는 교육철학을 가졌다. 윤 총장은 종 모양의 캠퍼스 설계도를 그리면서 “종소리가 울리는 날 진리가 세계 끝까지 울려 퍼질 것”이라고 소망했다. 그의 꿈은 부산대의 건학정신인 진리·자유·봉사의 가치가 대한민국의 산업화, 민주화와 71년간 동행하면서 실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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