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독립정신’이 투철해도 살다보면 남의 도움이 필요한 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죠. 한데 남에게 뭔가 부탁하면 수월하게 승낙받는 사람도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왜 그런 차이가 나는 것인지, 어떻게 하면 상대로부터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유명 칼럼니스트 루시 켈러웨이는 최근 칼럼(How to ask for what you want-and get it every time)에서 그 방법을 소개합니다. ‘PLEASE’와 ‘THANK YOU’를 기억하되, 소량의 양념으로 ‘아부’를 추가하라는 것입니다. 영미권 가정에서 어린 자녀에게 ‘마법의 주문’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가르치는 말이 ‘플리즈’ ‘땡큐’입니다. 상대에 대한 부탁은 공손하게, 남이 베푼 호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맙다고 인사하라는 거죠.
여기까지는 당연한 상식,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적당한 아부를 인간관계의 윤활유로 지목한 것입니다. 뻔히 사탕발림인줄 알면서도 나를 치켜세우는 말을 들으면 꽁꽁 닫아놓은 마음의 빗장이 스르르 풀리는 것이 우리네 본성이랍니다. 그러므로 과도하지 않은 아부(두루뭉실하지 않고 구체적 이유를 밝혀야 효과적이랍니다)를 적절하게 활용하라는 조언입니다.
이 칼럼에서 버클리대 제니퍼 채트먼 교수의 아부에 대한 연구를 언급했습니다. 아부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존재가 인간이랍니다. 채트먼 교수에 따르면, 그래서 아부는 어느 정도까지만 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그런 한계가 없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윗사람은 긍정적 정보를 전달하거나 자신의 결정이 옳은 것이었음을 확신시켜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다. 따라서 상사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것이 기업에는 독이 될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아부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잘 나가게 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아부의 효용성을 알면서도 실행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부’ 대신 ‘진심어린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도 대안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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