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민 4명 중 3명 “한국, 외교-경제활동 상대국으로 신뢰할 수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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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 후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일본 국민 4명 중 3명 이상이 '한국을 외교나 경제활동의 상대국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는 우익 성향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31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28~29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기 여론조사에서 '한국을 외교나 경제활동의 상대국으로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77.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신뢰할 수 있다'는 답변은 17%에 불과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귀국 등 일본이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며 취한 대응조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0.4%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15.8%에 불과했다. 또 68.1%는 '나가미네 대사는 부산 소녀상이 철거된 후 귀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은 60.7%로 지난달보다 5.1%포인트 올랐다. 신문은 "(자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60%를 넘은 것은 2013년 9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라고 전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61%(요미우리신문), 66%(니혼게이자이신문) 등으로 6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강경하게 대응한 것이 아베 정권의 지지율 제고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율이 오르면서 최근 아베 정권 내부에선 나가미네 대사를 조기 귀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쑥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 행보에 자신감을 얻은 아베 총리가 나가미네 대사 귀임을 늦출 경우 앞으로도 상당기간 한일 관계가 냉각될 수밖에 없다. 나가미네 대사는 이달 9일 일시 귀국한 후 지금까지 3주 넘게 일본에 머물고 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84%가 '트럼프의 취임으로 세계가 좋은 방향으로 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일 동맹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61.5%로 과반수를 차지했으며, 72.7%는 일본 경제에도 나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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