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1심 무죄…할머니들 “이 나라엔 법도 없나”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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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하 세종대 교수. 동아일보 DB
박유하 세종대 교수. 동아일보 DB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매춘'으로 표현한 책 '제국의 위안부'를 써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교수(60·여)가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상윤)는 25일 "박 교수가 명시적, 묵시적으로 위안부가 자발적이었다고 적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책을 통해 위안부의 본질을 '매춘'으로 적시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박 교수가 책에서 '조선인 위안부 역시 일본제국 위안부와 기본적 관계가 같다'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고 암시하는 표현으로 보기 어려운 의견 표명"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책에 나오는 '강제 연행은 개인의 범죄로 국가 범죄로 볼 수 없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워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가 무죄 선고 주문을 읽는 동안 재판정에 나온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이 나라는) 법도 없습니까. 친일파입니까" "저 X의 죄를 유죄로 해야 하는데 이건 안됩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교수가 2013년 출간한 책 '제국의 위안부'는 '위안부는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다' 등의 표현 때문에 위안부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피해 할머니들은 2014년 9월 이 책의 출판 판매 등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함께 1인당 손해배상 3000만 원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박 교수는 피해 할머니들에게 1000만 원씩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고, 박 교수가 항소를 한 상태다. 현재 시중에는 책의 내용 중 문제가 된 34곳이 삭제된 책이 판매되고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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