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캠퍼스에 인하공업전문대 이전 추진 논란

  • 동아일보

학교법인 이사회, 이사장에 보고
인하대 동창회 “동문 뜻 반영해야”
인천경제청 “용지 부분매입 안돼”

인천 송도국제도시 11-1공구에 위치한 인하대 송도캠퍼스 용지. 인하대가 재정난을 이유로 용지를 일부만 매입하려다 이곳에 인하공업전문대 이전을 추진해 반발을 사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 송도국제도시 11-1공구에 위치한 인하대 송도캠퍼스 용지. 인하대가 재정난을 이유로 용지를 일부만 매입하려다 이곳에 인하공업전문대 이전을 추진해 반발을 사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하대가 새로 조성하려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캠퍼스에 대학교 대신 인하공업전문대(인하공전)를 옮기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인하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이사회에서 송도캠퍼스를 부분 매입해 인하공전을 이전시키겠다고 조양호 이사장(한진그룹 회장)에게 보고했다. 정석인하학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이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가 대학 옆의 인하공전 캠퍼스를 활용하면서, 인하공전이 송도캠퍼스 용지 매입비용을 공동 분담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하대는 지난해 7월 기자회견을 열어 “외국 명문대 유치가 어려워져 송도캠퍼스 계약 면적 22만5061m² 중 12만8700m²를 사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2010년 해외 명문대학을 유치해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을 특성화한 캠퍼스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송도 11-1공구 22만5061m²를 1077억 원에 매입하는 토지매매 계약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맺었다.

 조 이사장은 “인하공전 이전 방안보다 송도캠퍼스 부분 매입이 가능한지를 우선 확인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총동창회 관계자는 “인하공전이 송도캠퍼스에 이전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 송도캠퍼스 용지 매입 규모를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하공전도 이런 방안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인하공전 관계자는 이날 “교육환경 개선사업에 수십억 원을 투입한 데 이어 기숙사를 신축하는 상황에서 송도캠퍼스로의 이전이 일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경제청은 인하대의 캠퍼스 용지 부분 매입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이영근 인천경제청장은 이에 앞서 19일 인하대 최순자 총장과 만나 “인하대가 주장하는 캠퍼스 용지 부분 매입은 수용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청장은 “인하대는 계약서 내용대로 이행하면 된다. 송도캠퍼스 용지를 모두 매입하든지, 땅을 포기하든지 결정하면 된다”며 “앞으로 캠퍼스 용지 매매와 관련된 사항을 공문으로 보내 달라”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인하대에 송도캠퍼스 용지 대금 잔액 594억 원의 10%인 59억4000만 원을 4월 19일까지 납부하도록 통보했다. 납부 기한을 넘기면 연체이자가 부과되고 3개월 이상 체납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인하대는 전체 토지가액의 10%인 107억 원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신규철 참여예산네트워크 사무처장은 “인하대 송도캠퍼스 용지의 부분 매입은 규정에 어긋나는 무리한 요구”라며 “법과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면 특혜 시비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최 총장과 이 청장이 인하대 송도캠퍼스 9만 m² 부분 매입에 대해 논의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인하대#송도캠퍼스#인하공업전문대#인하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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