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4차 산업혁명으로 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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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에 자동차 위기감 확산… 4차 산업혁명으로 재도약 추진
450억 투입해 R&D인프라 구축 등… 2017년 산업진흥계획 발표

가상현실로 자율주행차 체험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 참가한 김기현 울산시장(오른쪽 앞자리)이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가상현실(VR)로 자율주행차를 체험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가상현실로 자율주행차 체험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 참가한 김기현 울산시장(오른쪽 앞자리)이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가상현실(VR)로 자율주행차를 체험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올해 경제 목표로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설정했다. 3대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탈피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울산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 산업진흥계획’을 19일 발표했다.

○ 부자 도시에서 불황 도시로

 울산 토박이들이 울산에 처음 부임하는 기관장에게 농반진반(弄半眞半)으로 고향을 소개하는 말이 있다. 경제력이 풍부한 서울의 ‘울’과 자연환경이 빼어난 부산의 ‘산’을 합한 도시가 울산이라는 것이다.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이라는 3대 주력 산업이 호황을 누리며 한국 최고의 부자 도시라는 명예를 누려 왔다. 영남알프스로 대표되는 산악 관광지는 물론이고 대왕암과 몽돌 해변이 있는 바다, 도심 한가운데로 흐르는 태화강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도시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소개가 민망할 정도다. 산천은 그대로지만 울산의 주력 산업이 잇따라 위기를 맞으면서 시의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위기에 처한 조선업이 장기 불황에 접어들자 언론매체는 울산을 실업자가 많은 도시로 소개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자동차산업의 미래도 밝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이 전기차 상용화를 선언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지만 한국의 전기차 보급 대수는 자동차 생산국 가운데 꼴찌다. 전기차 생산을 주도하기는커녕 세계 흐름을 따라가기도 버겁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인 한국의 위상을 견인해온 울산이기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도 중국과 동남아 국가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 4차 산업혁명으로 재도약 모색

 이런 위기 상황을 맞아 울산시는 4차 산업혁명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신전략산업 생태계 조성, 주력 산업 창의기술 혁신, 전략적 기업투자 기반 조성, 산업혁명 주도 혁신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450억 원에 달한다.

 올해는 석유화학공정 기술교육센터와 3차원(3D) 프린팅 응용 친환경 자동차부품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구축한다. 또 경량 복합재 고속성형 공정기술과 나노융합산업화, 수송기기 및 플랜트 산업과 연계한 3D 스캐너 개발, 차세대 조선·에너지부품 3D 프린팅 제조 공정 연구센터 건립 등도 추진한다.

 내년에는 미래 자동차용 대체부품 생산지원센터와 통합 안전시험장, 정밀의학, 게놈산업기술센터, 바이오화학소재 인증센터 등을 건립한다. 고집적 에너지 소스 산업 응용기술 기업연계 R&D 체계도 구축한다. 전영도 울산상공회소 회장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만남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며 성숙기에 진입한 울산의 기존 제조업 부활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 4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기업이 제조업과 ICT를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높이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가리키는 말.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 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결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산업의 변화를 일컫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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