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허위표시 잡아내는 ‘매의 눈’

  • 동아일보

송파구 설 제수용품 단속현장
매장 일일이 돌며 표시여부 확인… 수산물 코너선 글씨 지워져 실랑이
상품 일부 구매해 분석 의뢰도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의 한 정육점에서 송파구 위생관리팀 직원들이 원산지 표기를 점검하기 위해 도축검사증명서를 확인하고 있다. 송파구 제공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의 한 정육점에서 송파구 위생관리팀 직원들이 원산지 표기를 점검하기 위해 도축검사증명서를 확인하고 있다. 송파구 제공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의 한 정육점. 설음식 장만을 위해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 틈에 공무원 신분증을 목에 걸고 ‘원산지 표기’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송파구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다른 주부들처럼 판매대에 진열된 고기를 하나하나 살폈지만 가격을 묻거나 흥정을 하진 않았다. 송파구 직원들은 점원에게 등심 350g과 우족을 싸 달라며 법인카드를 건넸다. 잠시 후 또 다른 정육점에 들러 같은 부위의 쇠고기를 더 구입했다. 업무 시간에 쇼핑을 즐기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설 연휴 직전 구에서 실시한 ‘원산지 표기 점검’이었다.

 이들 송파구 위생관리팀 직원은 이날 가락시장 매장을 일일이 방문해 수산물, 청과물, 건어물 등의 식료품에 원산지 표기가 돼 있는지, 돼 있다면 허위는 아닌지를 확인했다. 이를 위해 정육점, 청과물 매장 등에선 진열대에 놓인 상품 일부를 구입하기도 했다.

 단속반이 이날 사들인 등심, 우족, 갈비 등 쇠고기 샘플 4개는 원산지 분석을 위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냈다. 검사는 보통 2주 정도 걸린다. 원산지가 표기와 다른 것으로 밝혀질 경우 검찰에 고발해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가락시장에서 송파구가 확인한 식자재는 원산지 표기가 잘 돼 있었지만 일부 매장에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원산지를 표기한 표지판 글자가 거의 지워져 알아볼 수 없어서 단속반이 문제를 삼자 가게 주인은 “수산물 매장의 특성상 물기가 많아 지워졌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어느 나라에서 수입된 것인지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고 ‘수입산’같이 뭉뚱그려 표시한 곳도 지적을 받았다. 다만 이날은 계도 차원에서 구두 경고만 받았다.

 단속에 나선 김종화 송파구 위생관리팀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속이기 위해 털을 염색하는 등 위반 사례가 많았는데 쇠고기 이력제와 단속 강화로 최근에는 적발 사례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서울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과대포장 단속이 이뤄졌다. 한국환경공단과 중구 직원들은 이날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과 청파로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예고 없이 방문했다. 단속반은 설 선물세트 포장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단속반원은 상자 덮개가 열린 채 전시된 햄 세트에서 상품이 차지하는 실제 공간을 확인하기 위해 고정용 완충재를 빼고 상품의 크기와 남은 공간을 측정했다. 포장지로 완전히 싸여 있어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때는 제품을 흔들거나 손으로 만져보면서 크기를 짐작했다. 중구는 이날 기준 초과가 의심되는 제품 10종을 적발해 생산 업체에 포장검사 시험성적서 제출을 요청했다. 서울의 25개 자치구는 한국환경공단 등 전문기관과 함께 연휴 직전인 26일까지 과대포장 집중 단속을 벌인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적발되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원산지#허위표시#제수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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