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는 70대가 최근 무릎이 아프고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다며 병원을 찾았다. 그는 ‘관절염’이라고 하자 깜짝 놀랐다.
흔히 인공관절 수술을 한 후에는 관절염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인공관절도 수명이 다하면 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인공관절이 닳아 관절이 붓거나 통증이 지속되고 다리가 휘는 등 다리 변형이 일어난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가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발전을 거듭해 국내 수술 건수가 한 해 5만 건 이상이 될 정도로 수술 효과와 환자 만족도가 높다.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이나 무릎을 최소한으로 절개하는 최소절개술 등 정확도를 높이는 다양한 수술법이 시행되고 있다. 또 내마모성과 생체 적합성을 높이면서 인공관절의 수명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이처럼 수술 기술과 인공관절 재질 등이 인공관절의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수술 후 환자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수명도 달라진다.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마모되면서 마찰이 일어나 뼈가 변형되는 퇴행성관절염처럼 인공연골 역시 수술 이후에도 지속되는 잘못된 습관 등 다양한 이유로 마모가 빨리 와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수술 후 인공관절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활동량, 체중, 생활습관, 수술 후 관리, 정기검사 여부 등을 꼽을 수 있다. 활동량이 너무 많거나 체중이 무거우면 무릎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항상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등산, 마라톤, 테니스처럼 무릎에 충격을 주는 종목보다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아쿠아로빅, 물속 걷기 같은 무릎관절에 부담을 적게 주고 무릎 주위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좋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 역시 내려갈 때는 무릎에 부담이 많음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인공관절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쪼그려 앉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무릎 꿇기 등 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수술 후 재활운동 역시 중요하다. 수술 후 초기 3∼6개월은 수술 부위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걷는 연습을 하고 다리를 구부리고 펴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회복기에 느끼는 통증을 핑계로 재활훈련을 게을리하면 관절의 운동 범위가 굳어져 걷기가 어려워진다. 정기검사도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 부위에 감염은 없는지, 제 기능을 수행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더라도 1년마다 병원에서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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