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확산 막아라” 축산농가-방역당국 초비상

  • 동아일보

전남도, 강진만 가금류 이동제한후 거점소독시설 30곳으로 확대 운영
가금류 축산차량도 대대적 소독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전남 강진군 생태공원 덱(deck)에서 방역 담당 공무원들이 AI 차단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진군 제공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전남 강진군 생태공원 덱(deck)에서 방역 담당 공무원들이 AI 차단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진군 제공
 “잠시 주춤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잠잠하던 AI 바이러스가 26일 전남 야생조류에서 다시 검출되자 닭, 오리 사육농가들은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가금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풀려 28일부터 닭·오리를 출하하고 있지만 속속 전해오는 AI 확산 소식에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김양길 한국양계협회 광주·전남도지회장은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외부 차량과 외부인 등 차단 방역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20일 강진만에서 폐사한 고니 사체를 수거해 국립환경과학원에 확인한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26일 나왔다. 올해 전남에서 세 번째 AI 확진이다. 전남에서는 16일 해남군 산란계 농장에서 2000여 마리가 폐사하고 18일 무안군 육용 오리농장 출하 전 검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온 뒤 AI 감염 사례가 없었다. 두 차례 AI 확진으로 닭과 오리 7만4000마리를 도살 처분했다.

 닭·오리농장이 밀집해 있는 전남 나주와 영암지역 농가들은 피해가 확대되지 않을까 초비상이다. 두 곳은 전남 AI 두 번째 발생 지역인 무안과 인접한 데다 영산강, 영산호, 우습제 등 철새 이동 경로와도 가까워 방역망이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주와 영암은 닭 756만 마리와 오리 211만 마리를 사육하는 지역 최대 축산단지다.

 전남에서 9일 만에 다시 AI가 확인되자 축산·방역 당국은 최고 단계에 준하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는 강진만에서 반경 10km 이내를 방역 지역으로 설정해 가금류 이동 제한 조치를 했다. 닭은 7일 후 이상 증상이 없으면 이동 제한을 해제한다. 오리는 14일 후 정밀검사를 거쳐 추가 감염이 없으면 이동 제한 조치를 푼다. 강진만 반경 10km 이내인 강진, 완도, 장흥 60농가에서는 닭 78만7000마리를, 10농가에서 오리 14만8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전남도는 해당 지역 오리뿐 아니라 철새도래지 인근, 최근 5년간 두 번 이상 AI 발생 지역, 오리류 밀집 사육 지역 등을 중점 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해 AI 감염검사를 하고 있다. 검사 대상은 오리 사육 242곳, 거위 사육 35곳, 기러기 사육 26곳 등이다. 권두석 전남도 축산과장은 “철새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가금류 농가에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 신기, 철새도래지 출입 자제, 관련 차량 소독 등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도와 22개 시군은 AI 방역대책본부와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도는 AI 경보 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됨에 따라 10월부터 운영하던 AI 방역대책본부장을 농림축산식품국장에서 도지사로 격상했다. AI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기동방역기구 편성, 시군, 전남도동물위생시험소, 군부대·경찰 등과의 협조체계도 구축했다.

 도내 축산 차량에 의한 AI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기존 거점 소독시설 6곳을 시군별 1곳 이상 총 30곳으로 확대 운영해 도내 모든 가금류 축산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소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남도는 예비비 4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전남축협 NH공동방제단 82개 반을 동원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일제소독의 날’로 정하고 가금 농가, 축산시설 등을 집중 소독하고 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조류인플루엔자#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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