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광화문 촛불집회 주최측 “청와대까지 행진”…경찰과 충돌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0일 2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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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3차 촛불집회가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이날 주최 측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겠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평화집회 기조가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최대 100만 명이 모일 수 있는 이날 집회가 앞으로 집회 분위기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일부 단체가 경찰의 방어벽을 넘으려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해 순수하게 참여한 시민들의 뜻을 훼손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두 차례의 집회에서 시민들은 '대통령 하야' 등 목소리는 내면서도 폭력은 자제하는 '비폭력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서도 폭력 없는 시위가 이어지다면 향후 과격 단체의 집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백남기투쟁본부 등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12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주최 측은 이날 100만 명 운집을 목표로, 최소 30만 명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은 이보다 3분의1 수준인 16~17만 명을 예상했다.

"세종대왕상까지만 행진이 가능하다"는 경찰의 행진 제한 통고에도 주최 측은 이날 청와대 인근 신교동 교차로까지 행진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난 2차 촛불집회 때 경찰의 행진금지통고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과 달리 이번에는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법적 대응까지 하며 청와대 행진을 주장하는 것이 자칫 국민들의 평화집회를 방해하는 주최 측의 고집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집회, 시위에서 청와대 앞까지 행진한 전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불법폭력시위 전력이 있는 민노총에 대해 법원이 청와대 인근으로의 행진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보다 법원이 등을 돌리는 모습은 민노총에도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행진을 막기 위해 차벽 설치 등 방법을 찾고 있어 주최 측이 무리하게 행진을 강행하다가 자칫 물리적 충돌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열린 집회에 모두 참여한 김모 씨(66)는 "폭력 집회보다는 많은 국민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데 의미를 갖는 날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가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에도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평화집회로 자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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