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양영훈 교수(생명공학부)가 10여 년 전 국내외 개들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했는데 제주견의 품종과 유래에서 특이한 게 발견됐다. 제주견 모계 쪽으로 유전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비교 분석해 보니 시베리아 호랑이에 대적할 정도로 용맹한 풍산개, 러시아 라이카 등과 유사한 사실이 밝혀졌다. 체구가 작지만 영리하고 용맹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제주견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일본 등 북방계와 남방계를 잇는 고대 해로의 요충지인 제주의 지리적인 조건으로 볼 때 오래전부터 길러졌던 것으로 보인다. 잡종견은 유전자 대립형질인 얼릴(allele)의 크기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제주견은 단순하다.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잡종이 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 제주견을 ‘한라산 늑대개’로 부르기도 하지만 개의 조상이 늑대인 상황에서 제주견이 다른 개에 비해 혈통적으로 늑대와 더 가깝다는 분석 자료는 없다. 제주견 활용을 높이기 위해 혈통 등에 대한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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