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놀이에 진드기도 따라갑니다

  • 동아일보

기온 뚝 떨어져 면역력 약화… 쓰쓰가무시병 등 감염병 급증 우려
귀가후 샤워하고 옷 세탁해야

 
9일 이후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4∼15도로 평년보다 2, 3도가량 떨어지고 지난주 대비 10도가량 낮아지는 등 때 이른 추위가 찾아오면서 올가을 감염병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쓰쓰가무시병 등 진드기 매개 질환뿐 아니라 수두, 성홍열 등 공기 전파 감염병 환자도 역대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2015년 법정 전수감시 대상 감염병 56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25만3230명 중 10, 11월에 발생한 환자는 6만8107명(26.9%)으로 7, 8월 환자 2만7235명(10.8%)보다 배 이상 많았다. 가을엔 일교차가 커 면역력이 떨어지고 여름에 번식한 벌레와 들짐승이 활발히 활동하며 병을 옮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가을 감염병은 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쓰쓰가무시병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두통과 근육통, 구토, 발열 등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SFTS는 치명률이 30%나 된다. 진드기는 산란기인 8월이 더울수록 왕성하게 번식한다. 쓰쓰가무시병 환자는 관측 사상 8월 평균기온이 제일 높았던 2013년 1만365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올여름 폭염을 감안하면 진드기 개체수가 더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SFTS 환자는 7일 현재 81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지난해 79명)을 넘었다.

 보건당국은 들쥐 등 야생동물의 분비물과 접촉해 발생하는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도 10월부터 유행하는 점을 감안해 단풍 나들이객이 몰리는 이번 주말부터 감염병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훈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말고, 귀가 후엔 즉시 목욕하고 옷을 세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로 가을부터 유행해 겨울에 정점에 달하는 수두와 성홍열은 올해 환자 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수두는 피부 발진이 주된 증상이며 재채기로도 전파된다. 일교차가 큰 탓에 감기 등 질환이 함께 걸리면 전염력이 강해진다. 현재 환자 수가 3만5269명으로 2005년 감시가 시작된 이래 1∼9월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확산을 막으려면 물집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혀가 딸기처럼 빨갛고 오돌토돌해지는 게 특징인 성홍열 환자는 8401명으로 역대 최다다. 엄중식 서울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린이집 확대로 인해 좁은 공간에서 집단 생활하는 영유아가 증가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4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와 6∼11개월 영아를 대상으로 실시한 무료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엔 232만810명이 참여했다. 이번 무료 접종은 12월까지 실시하며, 대상자는 보건복지콜센터(129)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한편 11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4∼16도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쌀쌀한 기온은 금요일인 14일까지 이어지다가 차츰 평년 수준을 되찾겠다.

조건희 becom@donga.com·임현석 기자
#단풍놀이#진드기#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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