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센터’ 이용 경찰 4500명 넘어

  • 동아일보

[열악한 장비- 근무환경에 우는 ‘MIU’]서울 부산 광주 대전 4곳에 설치
임상심리전문가도 1명씩만 배치… 센터 없는 지역선 이용 어려워

 
경찰관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유하기 위해 2014년 1월부터 설립된 ‘경찰 트라우마센터’를 이용한 경관이 약 2년 반 만에 4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센터가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는 데다 전담 인력도 각각 1명에 불과해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실(국민의당)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 4곳에 있는 이 센터를 이용한 경관은 4514명, 누적 이용 횟수는 6025회에 이른다.  하지만 이용자 대부분이 센터가 설립된 지역에만 집중돼 있었다. 지방경찰청별 이용자 현황을 보면 서울 부산 광주 대전경찰청 소속 경관의 비중이 85.0%(3835명)에 달했다. 반면 제주경찰청 소속으로 트라우마센터를 이용한 경관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대구 인천 강원 경북경찰청 소속도 각 1, 2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다.

 센터 운영 환경도 열악했다. 경찰은 지역 의료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병원 안에 상담실을 설치하는 형태로 트라우마센터를 설립했다. 하지만 자격증을 갖고 있는 임상심리전문가 등 인력은 센터별로 각각 1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배정된 예산도 2014년(3억9000만 원)보다 소폭 줄어든 3억7100만 원에 그쳤다.  경찰에 따르면 2011∼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관은 87명으로 연평균 17.4명에 이른다. 그런데 올해는 8월까지 이미 20명이 극단적 선택을 해 지난 5년간의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의원은 “직무 특성상 충격적인 사건을 수시로 목격하는 경관들은 PTSD 위험에 자주 노출된다”며 “권역별 트라우마센터를 확충하거나 ‘찾아가는 트라우마센터’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경찰관#트라우마센터#지역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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