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미셸과 샌더스의 감동 연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매일 아침 나는 흑인 노예들이 지은 집(백악관)에서 일어나 아름답고 지적인 젊은 흑인 여성으로 자란 두 딸이 백악관 잔디밭에서 개들과 노는 모습을 본다.” 7월 26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 ㉠ ) 여사는 이 대목에서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8년 전 민주당 경선에서 남편과 맞섰던 ( ㉡ ) 전 국무장관에 대한 진심 어린 지지를 담은 이날 연설은 미국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완벽한 홈런”(워싱턴포스트), “이 연설을 듣고 감동받지 않았다면 병원에 가야 한다”(CNN) 같은 찬사가 쏟아졌다.

이번 전당대회는 미국 양대 정당의 대선 후보로 사상 처음 여성을 지명하는 뜻깊은 자리다. 한데 개막 직전 악재가 터졌다. 당 전국위원회 지도부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불리하도록 편파적 경선 관리를 했다는 내용이 담긴 e메일이 폭로됐다. 당연히 집안싸움에 아수라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반전이 일어났다. 샌더스가 정적(정치에서 대립되는 처지의 사람)인 힐러리를 지지하는 열정적인 연설로 분열 위기에 빠진 당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최종 경선 결과에 나보다 더 실망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힐러리와 내가 몇 가지 이슈에서 생각이 다른 것은 비밀이 아니다. 하지만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면서 깨끗한 승복(납득하여 따름)과 단합을 호소했다. 이어 그는 “힐러리는 뛰어난 대통령이 될 것이며 오늘 밤 그와 함께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연설을 경청(귀 기울여 들음)한 ( ㉢ ) 전 대통령은 물기 어린 눈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샌더스의 골수 지지층에게 힐러리는 ‘지난 30∼40년간 미국을 이끈 기득권의 상징적 존재’로 통한다. 같은 민주당원인데도 샌더스의 열렬한 지지자들은 “힐러리는 트럼프만큼 나쁘다” “힐러리를 찍느니 녹색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며 강한 반감(반대하는 감정)을 드러낸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의 멋진 연설은 화려한 수사가 아닌, 진정성으로 힐러리 반대자들의 마음을 녹였다. 패자의 성숙한 자세, 이것이 미국 정치의 저력이다. 한국 정치에서도 이런 감동적 장면을 봤으면 좋겠다.
 
동아일보 7월 28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재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이자 전 국무장관인 ㉡, 제42대 미국 대통령이자 ㉡의 남편인 ㉢의 이름을 차례대로 나타낸 것을 고르세요.

① 힐러리 클린턴-미셸 오바마-버락 오바마

② 미셸 오바마-힐러리 클린턴-빌 클린턴

③ 미셸 오바마-빌 클린턴-힐러리 클린턴

2. ㉣에 들어갈 ‘속에 간직하고 있는 든든한 힘’이라는 뜻의 두 글자 단어는 무엇일까요?

① 효력 ② 박력

③ 저력 ④ 매력

3.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에게 불리하도록 경선이 진행됐다는 내용이 담긴 e메일이 공개됐는데도 패배에 깨끗이 승복하면서 오히려 자신과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진정으로 경쟁자를 응원해 준 것이지요.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경험이었고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짧은 글로 적어 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미셸#샌더슨#연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