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vs 학생 진실공방…‘45시간 교직원 감금’ 누구 말이 맞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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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 설치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 엿새째인 이화여대 학생들이 2일 4차 성명서를 내고 “고소장 접수는 대화를 원한다는 학생들에게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스승이 학생을 고소하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고소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전날 열린 학교 측의 기자회견에서 최경희 총장이 “학교 차원의 고소장 접수 계획은 없지만 감금됐던 교직원들의 개별적인 고소는 막을 수 없다”며 고소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학생들은 반성과 대화를 촉구한 최 총장에 대해 “학생들의 대화 요구는 듣지 않고 기자들을 불러 학생들을 호통하는데 그쳤다”며 일축했다. 최 총장이 의견수렴을 위해 미래라이프대 사업 추진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본관에서 총장을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대화 없는’ 중단을 요구한 것”이라며 “총장이 직접 본관으로 찾아오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본관 점거 농성 과정에서 벌어진 교직원 45시간 감금 사태에 대해서도 학교와 학생들 사이 진실공방이 계속됐다.

1일 기자회견에서 학교 측은 경찰력 투입 배경에 대해 “감금된 교직원들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 소방관들이 학생들의 강한 진입 방해로 구조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저녁부터 36시간 억류됐던 서혁 교수는 “화장실에 갈 때 마다 학생들이 박수와 환호, 꽹과리까지 쳐 조용히 해달라고 했지만 더 큰소리를 냈다”며 “여자 선생님들은 화장실에 가는 게 두려워 물도 마시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밖에 화장실에 가는 평의원에게 기저귀를 던지고, 새벽 2, 3시경 앰프와 조명을 켜고 춤추며 노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가 언론을 호도해 학생들을 폭력시위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성명서에서 “교수들을 감금하지 않았고 자유로운 평화시위만을 해왔다”며 기자회견에서 제기됐던 인권침해 사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학생들은 밥을 못 먹었지만 본관에 있던 교수 측에 식사를 제공했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평의원에 대해선 구조대원들과 함께 순조롭게 병원으로 이송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성희롱적 발언과 폭언 등을 한 것은 사실이 아니고 큰소리와 반말, 조롱을 일삼은 것은 오히려 교수 측이었다고 주장했다.

학생 측은 경찰의 감금 주동자 수사방침에 대응해 법률팀을 구성하고 민·형사 소송에 대비한 증거 수집에 나섰다. 특히 최 총장의 개인 비리와 사업 추진상의 문제와 관련된 자료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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