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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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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DDP 밤도깨비 야시장, 공연-먹거리 풍성… 경복궁-창경궁 한달간 야간 개장

9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인근 광장서 열린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시민들이 푸드트럭에서 산 음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9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인근 광장서 열린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시민들이 푸드트럭에서 산 음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초복(初伏)을 이틀 앞둔 15일 저녁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 광장에는 날이 저물면서 이색적인 모양의 푸드트럭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1∼2m 간격으로 나란히 늘어선 트럭들이 손님맞이를 위해 조명을 밝히면서 잠시 어두웠던 광장은 금세 다시 환해졌다. 더위 탓에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인적이 드물었던 광장에는 조금씩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밤 12시까지 DDP 광장에서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밤도깨비 야시장은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처음 도입한 신개념 길거리 장터다.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버스킹 공연이나 댄스파티 등 특색 있는 이벤트가 펼쳐지는 문화행사다.

서울시는 현재 여의도 한강공원, DDP, 목동운동장, 청계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야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야시장에는 쿠바 샌드위치, 큐브 스테이크 등 이색적인 먹거리는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액세서리와 수공예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저녁부터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광장은 ‘서울의 야밤’을 즐기려는 수백 명의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밤 시간 식욕을 자극하는 푸드트럭 근처에는 항상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푸드트럭 업주 임현묵 씨(28)는 “오늘은 비가 와서 평소보다 사람이 적은 편”이라며 “인파가 몰릴 때는 손님이 200명 이상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이색 푸드트럭 등 야시장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퇴근 후 동료들과 함께 야시장을 찾은 직장인 신고운 씨(29·여)는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요즘 바깥 출입이 어려웠는데, 밤 시간대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어 좋다”면서 “야간에 찾을 수 있는 이색장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야시장에서 도보로 불과 2∼3분 떨어진 DDP 갤러리문에선 미술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심야 미술관’ 관람이 어색해 보였지만 바깥의 어둠 때문에 오히려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관람객이 많았다. 안태준 씨(29)는 “무더운 여름밤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다”면서 “여름이면 항상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 이뤘는데, 올여름에는 야간 문화 이벤트에 자주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낮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야시장, 고궁 야간 개장 등 밤 시간대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이 도심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달부터 약 한 달간 야간에 경복궁과 창경궁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용 시간은 오후 7시 반부터 10시까지이며, 한복을 입고 방문할 경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서울대공원도 29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동물원을 야간 개장한다. 대림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들도 관람객들을 위해 야간 개장을 실시한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김정현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야간 개장#쿨 나이트#야간 개장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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