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의 병원 선택 기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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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얼마 전 동창모임에서 한 친구가 녹내장으로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느낀 점을 들려주었다.

몇 해 전 생긴 녹내장이 낫지 않아 소위 내로라하는 대형 종합병원부터 안과만 전문으로 하는 중소 전문병원, 개인 의원까지 몇몇 병원을 다녀보고 겪었던 실상을 의사인 나에게 풀어놓은 것이다.

친구는 먼저 대학병원을 방문했는데 진료를 보기 전부터 진이 빠져버렸다. 진료과도 많고 장소도 넓은 데다 환자까지 많아 접수하는 데 병원에서 보낸 시간의 절반 이상을 빼앗겼다. 또 접수를 한 뒤 진료과를 찾기도 쉽지 않고 절차도 복잡해 내내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한다.

해당 교수로부터 본격적인 진료를 받기 전 수련의(레지던트)가 하는 기본적인 안과 검사 과정에서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검사 도중에 수련의가 전화를 받더니 갑자기 밖으로 나가버리는 바람에 턱을 검사대에 올려 놓은 채 5분여를 꼼짝없이 기다리게 되었다. 다시 들어온 수련의에게 “턱을 내리고 잠시 기다리라는 말도 않고 그냥 나가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했더니 “그냥 턱을 내려놓고 있으면 되지 뭐가 문제냐”고 오히려 면박을 주었다. 친구는 너무 불쾌해서 진료도 보지 않고 그 길로 병원을 나와 버렸다고 한다.

그 뒤 친구는 안과 전문 중소 병원을 다시 방문했다. 동선이 길지 않으니 접수나 진료과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다. 더구나 수련의가 하는 사전 진료도 없이 직접 전문의가 진료했다. 특히 의사가 너무 친절해 환자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평소 궁금했던 점을 알아듣기 쉽게 웃으며 설명해 주었기에 상당히 만족하고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고 한다.

친구가 대형 종합병원이 아닌 전문 중소 병원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 그의 말에서 나는 해답을 얻었다.

“환자들이 병원을 선택하는 데는 대형 병원이냐, 중소 병원이냐가 아니야. 얼마만큼 의사가 환자를 성심성의껏 친절하게 진료해 주느냐에 달려 있어. 요즘에는 전문병원도 종합병원 못지않게 의료진의 실력이 탄탄하고 최신 의료장비도 갖추어져 상향 평준화가 됐지.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눈높이에서 친절하게 배려하는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힘찬병원#녹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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