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메디 스토리’]5년간 약물-방사선 치료… “가족들 응원으로 쾌유했죠”

  • 동아일보

유방암 완치 이순영 씨

25일 마지막 정기 검진을 앞두고 있는 이순영 씨(왼쪽)가 남편과 함께 인하대병원 김세중 교수(유방갑상선외과센터장·오른쪽)와 유방암 치료 결과를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25일 마지막 정기 검진을 앞두고 있는 이순영 씨(왼쪽)가 남편과 함께 인하대병원 김세중 교수(유방갑상선외과센터장·오른쪽)와 유방암 치료 결과를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25일 인하대병원에서 유방암 마지막 정기 검진을 앞둔 이순영 씨(60)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게 확인되면 ‘유방암 완치 판정’을 받는다. 이 씨는 “항암 치료를 위해 애쓴 지난 5년간의 삶이 영화 속 장면처럼 스쳐 지나갈 때가 종종 있다”며 “유방암을 완치하는 데 누구보다도 남편과 가족의 응원과 힘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5월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유방에서 종양으로 의심되는 혹이 자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뒤 인하대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 컴퓨터단층촬영(PET-CT)을 했다. 그 결과 오른쪽 가슴에서 1.9cm 크기의 종양 1개와 0.8cm 종양 2개 등 3개의 종양이 발견돼 유방암 1기 판정을 받았다.

주치의 김세중 인하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센터장(의대 외과학교실 교수)은 수술을 결정했다. 암 종양은 이미 오른쪽 가슴에 퍼져 있어 완전 절제가 불가피했다. 오른쪽 가슴을 절제한 후 이 씨는 항암 치료를 4회 받으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고통을 겪었다. 이 씨는 “주변 소식이나 말로만 듣던 암에 내가 걸렸다는 충격에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다. 암에 걸려 감정 기복이 심한 나를 가족들이 잘 이해해 줬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을 비롯한 인하대 의료진은 5년간 약물 치료와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등을 통해 이 씨의 유방암을 완치했다.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유방암은 가족력의 영향이 큰 편이다. 여성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첫 모유 수유가 늦어지는 것도 유방암 유발과 관계가 있다. 과체중과 지나친 음주 또한 유방암 유발 원인이 된다. 유방암은 특별한 통증이 없는 탓에 자가 진단이 중요하다. 1cm 이상 크기의 암 덩어리만 만져지기 때문에 자칫 치료 시기를 넘기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정기 검진을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은 해마다 1만7000여 명의 여성이 진단을 받고 있으며 1만 명의 여성 중 6, 7명이 발생한다. 특히 40, 50대가 전체 발병 인구의 66.3%를 차지하는데 최근에는 30대, 60대의 발생률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인하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센터는 유방암 등 암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 암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 방향 결정을 위해 당일 진료, 당일 검사가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 치료 과정에 들어가면 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혈액종양내과, 성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다학제 협진’을 펼친다.

환자 중심의 암 진단에서 수술, 이후 유방 재건 및 심리 치료까지 한 번에 논의할 수 있는 원스톱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술 후 환자에게서 보이는 우울함, 불안증세를 치유하기 위해 유방암 전문 코디네이터, 종양전문간호사, 영양사, 환자 도우미(주로 치료 경험자) 등 ‘진료 지원 그룹’이 항암치료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

특히 인하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우들은 ‘파랑새 원우회’(회원 350여 명)라는 공동체 모임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유방암 환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유방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95%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말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5%로 낮아져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유방암 수술 뒤 생긴 장애에 대한 장애 등급 적용 등 국가적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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