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음 있을때 화음이 더 아름다워… 인생도 그런 것”

  • 동아일보

[호국보훈의 달 ‘특별한 손님’]

위문공연 당시의 번스타인 4월 한국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의 주인공 시모어(세이모어) 번스타인 씨(가운데 앉은 사람)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최전선에서 100회 이상 클래식 위문공연을 했다. 시모어 번스타인 씨 제공
위문공연 당시의 번스타인 4월 한국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의 주인공 시모어(세이모어) 번스타인 씨(가운데 앉은 사람)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최전선에서 100회 이상 클래식 위문공연을 했다. 시모어 번스타인 씨 제공
‘피아노가 곧 삶이고, 인생이 곧 피아노’인 시모어 번스타인 씨와 인터뷰하면서 피아노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연주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50세 때 ‘피아노 무대 공연’과의 작별을 스스로 고했다. 이유부터 물었더니 “어느 순간 연주가 너무 상업적으로만 이용되고 있고 나의 창의력도 파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아노에 대한 사랑을 나 자신이 죽이고 있다는 느낌이 너무 싫었다”고 했다. 피아노를 너무 사랑해 피아노 공연을 중단한 것이다.

그는 영화에서도 인생을 음악에, 음악을 인생에 비유해 설명한다.

“삶 속에 갈등도 있고 즐거움도 함께 있고 조화와 부조화도 공존하지요. 음악에도 화음과 불협화음이 있어요. 그런데 불협화음이 없다면 어떨까요? 화음의 아름다움도 모르겠죠. 불협화음 다음 들려오는 화음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잖아요.”

―‘피아노는 사람과 같다’는 말을 반복해서 얘기했는데….

“피아노와 사람은 정말 비슷합니다. 똑같은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피아노들이 그 소리는 다 달라요. 왜냐하면 피아노 건반을 묶을 때 건반 하나하나의 소리가 다르고, 묶이고 나서도 건반을 얼마나 세게 혹은 약하게 묶었는지에 따라 피아노 소리가 완전히 달라져요.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피아노를 다시는 치기 싫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나요.

“있었죠. 14세 때 정말 끔찍한 피아노 선생을 만났죠. ‘이 선생에게서 배울 만한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피아노 치기가 싫어졌어요. 다행히도 그 후로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 덕분에 ‘더 많은 걸 배워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죠.”

그는 “피아노를 가르치는 즐거움이 피아노를 연주할 때 느끼는 즐거움보다 더 큰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게 정말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피아노#번스타인#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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