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교습시간 ‘11시’ 연장 추진…‘학습권’ vs ‘건강권’ 주장 엇갈려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27일 11시 56분


서울에서 오후 10시로 제한돼 있는 고등학생의 학원 교습시간을 11시까지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을 두고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박호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서울지역 고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10시 반에서 12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교가 22.6%였다”며 “그런데 학원에서는 10시까지 하니까 (학생들의)건강을 해친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원 교습시간을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조정하자는 ‘서울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다음 달 발의할 예정이다.

현재 학원 교습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돼 있는데, 시작 시각은 오전 6시부터로 바꾸고 최대 운영 시간을 △초등학생은 오후 9시 △중학생은 오후 10시 △고등학생은 오후 11시까지로 다양화하자는 취지다. 개정안에는 학생들의 휴식을 위해 학원이 일주일에 하루를 선택해 휴업해야 한다는 ‘학원의무휴업제’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 의원은 이어 “17개 시도 중에서 9개 시도가 밤 12시까지 하도록 해 놨다. 서울 같은 경우는 10시로 제한을 시켜 놨다”며 다른 지역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사교육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학원 교습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하며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학원은 2500개 줄고, 같은 기간 개인과외는 3만 2000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학원 교습시간 제한으로 과외시장이 활성화 돼 오히려 사교육비가 더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밤 11시까지 학원 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발하는 시민단체·교사모임의 목소리도 있다.

이날 방송에서 교사단체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대표는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습시간이 세계적으로도 너무나 과도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어떤 마지노선은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 아동·청소년(15¤24세)의 학습 시간은 7시간 50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였다.

앞서 밤 11시 넘어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는 학교가 많아 학원만 10시로 막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학교도 문제가 되면 그 부분은 10시로 당겨야 한다”고 반박했다.

학원의 교습 시간을 10시로 제한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 받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심야 사교육 이용권’”이라며 “빈곤층은 접근이 제한되기에 불공정 경쟁을 하게 되고, 심야까지 하게 되면 과한 경쟁을 유발해 학생들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증가시킨다. 때문에 심야 사교육을 사회적 공이익을 위해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2008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학원의무휴업제에 대해 김 대표는 “학원 종사자의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있겠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별로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학원이 열지 않는 날에는 다른 학원에 가게 되니 학생들의 휴무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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