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 누리꾼들 “명백한 여성 혐오 범죄” 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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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18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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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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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 어떤 묻지마 살인이 ‘여자들이 나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계획적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여성을 타겟으로 삼나?”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서 20대 여성이 낯선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공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해자 김 씨가 일면식도 없었던 피해 여성 A 씨를 살해하고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이 여성 혐오와 무관하지 않다”며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가해자가 여성에게 불만을 갖고 있었고, 여성이 표적이 됐는데 어찌 그냥 묻지마 살인일 수 있나, 이번 사건은 여성 혐오 살인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죽였다고? 자기보다 힘이 센 남성이 그랬다면? 강자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사회에서 얻은 열등감과 피해의식을 힘 없는 여성에게 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남성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나는 운이 좋아서 남자로 태어난 것이고,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것뿐”이라며 “혐오와 편견이 정당화되기 시작하면 이런 사건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여성이기에 살해당한다면 다음 피해자는 내가 될 수도 있다”라며 불안감을 드러내는 여성도 있었다.

반면 “정신이상자가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이번 사건에 여성 혐오를 대입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정신이상자가 저지른 사건이 남녀간 갈등을 조장할까 우려가 된다”는 이도 있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1시 20분경 강남역 인근 상가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직장인 A 씨(23)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발견 당시 A 씨는 흉기로 왼쪽 가슴 부위를 2∼4차례 찔려 피를 흘리며 변기 옆에 쓰러져 있었다.

용의자는 오전 10시에 검거됐다. “화장실에 미리 숨어 있다가 들어오는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 A 씨와는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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