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존 리 옥시英본사 前임원 소환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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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국법인 대표… 5월내 조사”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대 가해 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의 영국 본사 관계자 중 존 리 전(前) 옥시 대표(48)를 첫 소환 대상으로 정하고 이달 내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신현우 전 대표(68·구속)의 후임으로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의 대표를 지낸 한국계 미국인 리 전 대표의 소환 일정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영국 본사 관계자 가운데 리 전 대표가 가장 먼저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데는 그가 현재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전 대표가 근무했던 시기는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NEW 가습기 당번’이 불티나게 판매되던 때로 피해자들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던 시기와도 맞물려 있다. 이 기간에 옥시가 해당 제품의 유해성을 알고 있었거나, 안전성 실험의 필요성을 인식했음에도 실험을 하지 않고 계속 판매하고 유통한 과정에서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리 전 대표의 과실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옥시 영국 본사의 직간접적인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돼야 할 부분이다. 영국 본사 책임이 일부 밝혀지면 다국적 기업의 기업윤리 문제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리 전 대표의 소환은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된 영국 본사를 겨냥한 검찰 수사의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국 본사는 △2000년 당시 가습기 살균제 개발 및 제조·판매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 △2011년 11월 수거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안전성 실험 없이 제품을 판매한 책임이 있다는 의혹 △2011년 사건 발생 뒤 각종 연구보고서 조작과 증거 은폐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그러나 첫 의혹은 신 전 대표가 책임자로서 14일 업무상과실치사·치상 혐의로 구속되면서 영국 본사는 혐의를 벗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존 리#옥시본사#임원#구글코리아#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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