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역사 교과서 ‘참고 문헌’이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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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11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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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 사 홈페이지 게시판
사진=A 사 홈페이지 게시판
한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가 참고 문헌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주소를 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교재·교과서를 출판하는 교육기업 A 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교과서의 사진출처에 ‘일베’ 사이트가 있다. 128쪽(동래성 침입)의 출처가 ‘http://www.ilbe.com’으로 되어있는데 어떻게 된 건가”라며 관련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은 A 사가 2009년에 개정한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교과서에서 ‘참고 문헌’ 페이지를 촬영한 것이다. 이 페이지를 보면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동래성 침입’과 관련한 부분 자료 출처로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 웹사이트 주소가 실려 있다. 이 밖에도 인터넷 카페·블로그 등을 출처로 표기한 부분이 눈에 띤다.

이에 10일 A 사 측은 “문의한 사진의 출처는 ‘2010년판 국립 진주 박물관 도록’이다. 수록 자료의 출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편집상의 실수가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출처를 정확히 표기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A 사는 “해당 사진은 부산진 전투의 장면을 그린 기록화이며, 설명에 맞는 동래부 전투의 장면을 그린 기록화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뿐만 아니라 사진 자체도 수록한 내용에 걸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A 사는 “해당 출처는 교체될 사진 자료(국립 진주 박물관 도록, 118쪽, 2010년)에 맞도록 수정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문헌이 아닌, 특정 정치적 성향에 편향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자료를 교과서 제작에 참고했다”며 비난 여론이 일었다.

A 사는 곧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를 통해 거듭 사과했다. A 사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표기 및 자료의 정확성에 대한 검증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하여 거듭 사과드린다”며 “유사한 오류의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검증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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