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원대 주식 차익’ 논란 진경준 검사장, 결국 사의 표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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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비상장 주식을 팔아 120억원대의 차익을 거둬 논란이 된 진경준 법무부 외국인출입국정책본부장(49·사법연수원 21기)이 2일 김현웅 법무부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25일 첫 재산 공개로 넥슨 주식을 대량 보유했던 사실이 알려진 지 8일 만, 넥슨 김정주 회장과의 친분이 드러난지 7일 만이다.

진 검사장은 사의를 표명한 직후인 2일 오후 5시50분경 법조기자단에게 자신의 입장자료를 보내 “저는 지난 며칠동안 저의 거취에 관해 깊이 고민해 왔다”면서 “관련법에 따라 숨김없이 재산을 등록하고 심사를 받아왔지만, 국민의 눈에 부족함이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 이제 그 점을 깨닫고, 더 이상 공직을 수행할 수가 없다고 판단해 오늘 오후 장관님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려운 국가적 시기에 저의 재산 문제로 많은 분들께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저의 재산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조사가 필요하다면 자연인의 입장에서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하는 등 성실하게 응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진 검사장은 재산공개 직후 비상장 주식 매입경위 등이 논란이 되자 그동안 거취 여부를 고민해오다 김 장관 등 법무·검찰 전체로 자신의 재산 문제가 확산되자 이날 오후 김 장관에게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달 25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결과, 진 검사장은 재산이 지난해 12월말 기준 156억 5600만원으로 전년도 116억원 대비 약 40억원이 늘어나 재산증가 순위가 행정부·사법부 공무원 가운데 1위에 올라 논란이 됐다. 특히 재산 증식 배경이 2005년 넥슨의 미상장 주식을 5억 안팎에 사들인 뒤 이를 순차적으로 지난해까지 매각해 차익으로 120억원 이상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진 검사장은 논란이 확산되던 지난 달 31일 첫 해명자료를 내고 “2005년 당시 기업분석 전문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대학 친구가 지인으로부터 ‘이민을 가서 보유하고 있던 넥슨 주식을 팔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고, 그 대학 친구가 자신과 친구들에게 주식을 함께 사자고 제안해 구매하게 됐다”고 매입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상장 주식을 대거 매입한 과정에 대해 대학동기이자 절친한 친구로 알려져 있는 김정주 넥슨 회장과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또 첫 해명자료에서 주식의 최초 매입 가격과 매도자의 신원 등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일체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더 커졌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1일 공직자윤리위원회를 통해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경위와 자금출처 등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도 첫 해명 직후 “논란을 더 키운 해명”이라는 비판이 오히려 더 거세졌다. 이 같은 부담감에 진 검사장이 주말에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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