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 서둘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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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승 변호사
정철승 변호사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19년 3·1독립운동의 자주 민주 자유 평화의 정신을 이어받아 같은 해 4월 11일 수립된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국 정부다. 임시정부는 일제의 국권 침탈에 대항하여 26년 동안 독립투쟁을 전개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의지의 표상이 되었고, 조국의 광복에 기여함으로써 오늘날 대한민국 정부의 기틀을 마련했다.

임시정부를 오늘날 기념하는 일은 단순한 의례이거나 회고적 취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100년 전에 시작되어 오늘날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시대적 과업들의 발단이고 원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화두인 ‘국민통합’ 더 나아가 ‘남북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방안과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임시정부는 끊임없이 다양한 세력들 사이의 합작과 통합을 시도하고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오늘날 지역, 이념, 정당 등으로 나뉜 시민사회를 재통합하는 데 많은 시사점과 당위성을 제공한다. 임시정부는 시기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모든 독립운동세력이 모이는 용광로와 같은 곳이었고 결코 특정인, 특정 세력만의 결집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김구, 이승만, 안창호로부터 김규식, 여운형, 김원봉 등에 이르기까지 극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독립운동 세력이 함께하는 구심점이었다.

민족통일의 문제와 관련하여 임시정부를 기념하고 그 역사적 의의를 기리는 것은 다가올 통일의 시대를 대비하여 남북한 간의 민족독립투쟁의 정통성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함으로써 남한이 통일과 민족 통합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북한은 우리 민족의 항일독립투쟁이 1926년 김일성(당시 15세)이 화전에서 처음 ‘타도제국주의동맹’을 결성한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며 독립투쟁의 정통성은 북한 특히 김일성의 조선노동당에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김일성의 항일투쟁에 훨씬 앞선 시점에 수립됐다. 임시정부의 투쟁사를 기리고 널리 알리는 것은 통일의 정지작업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광복 71년이 되는 현재까지도 국내에 임시정부를 기념하는 건물이나 조형물이 전혀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미국이 독립 100주년에 자유의 여신상을 세웠고 프랑스가 프랑스혁명 100주년에 에펠탑을 건축했듯이, 우리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건축물과 조형물을 건립하는 것은 국가의 위상과 미래의 번영을 다짐하는 국가적 행위다.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을 촉구한다.

정철승 변호사
#대한민국임시정부#삼일절#독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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