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 겪은 강화도, 저수율 높이기 안간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31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 40%… 한강물 끌어와 50%까지 높이기로
준설작업 등 가뭄 대책 수립 활발

지난해 6월 가뭄 피해가 심각했던 인천 강화군 화도면 흥왕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소방대원들과 함께 마른 논에 물을 뿌리고 있다. 동아일보DB
지난해 6월 가뭄 피해가 심각했던 인천 강화군 화도면 흥왕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소방대원들과 함께 마른 논에 물을 뿌리고 있다. 동아일보DB
한강과 서해가 만나는 인천 강화도에서 생산되는 ‘강화섬쌀’은 미질이 좋아 과거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유명했다. 인삼과 순무, 사자발약쑥 등과 함께 강화지역 특산물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해 강화도를 덮친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대부분의 논이 타들어 가는 한해(旱害)로 벼농사를 짓는 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강화군은 올해 모내기를 앞두고 저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달 20일 현재 강화도 저수지 31개의 평균 저수율은 40%. 지난해 12월 평균 저수율이 9.7%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으로 올랐다. 강화군은 경기 김포시 월곶면 포내천의 한강 물을 강화도 북쪽 지역으로 끌어오기 위해 설치한 임시 관로(길이 19.9km)를 계속 가동해 평균 저수율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 물길을 통해 하루 3만 t이 넘는 한강 물이 가뭄이 극심했던 강화도 북쪽 읍면 6곳으로 흘러들고 있다. 6월까지 700만 t에 달하는 농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화군은 올해 480억 원을 들여 한강 물을 끌어와 강화도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정식 관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단계적으로 설치되는 이 관로는 포내천에서 시작해 강화도 강화읍 옥림리와 대산저수지∼해안순환도로∼송해면 숭뢰리∼하점면 부근리∼양사면 북성리를 잇는 길이 15km 규모다. 또 각 저류지에서 농경지를 연결하는 7km 길이의 수로도 깔리게 된다.

또 강화군은 552억 원을 들여 주요 저수지와 하천의 토사를 걷어내는 준설작업을 포함해 수리시설을 보수하고, 지표수를 채우는 등 가뭄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강화도 북쪽 지역에서도 멀리 떨어진 섬 지역인 삼산면은 전체 논 면적(1150ha)의 절반이 넘는 745ha에서 모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최근 새로 뚫은 관정 1000여 곳을 가동해 저수지와 담수용 하천에 물을 가두고 있다.

강화군 관계자는 “지난해 내린 가을비와 임시 관로를 이용해 저수량을 채우고 있지만 모내기가 차질 없이 이뤄지려면 평균 저수율이 60%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특히 삼산면은 도서 지역이라서 용수를 공급하기가 어려워 관정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군은 수익성이 높은 특용작물을 짓는 농가를 위해 재배시설을 현대화하도록 돕기로 했다. 우선 강화도 특산품인 인삼을 심는 농가에 철재 비가림막과 방재시설, 파종기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농업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자동화 비닐하우스인 ‘스마트 팜(Smart Farm)’도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비닐하우스에 센서와 영상, 제어 장비가 설치돼 있어 스마트폰으로 농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물과 온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생산한 농산물을 쉽게 내다 팔 수 있도록 로컬 음식 판매장 2곳을 설치하고, 포장과 택배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연간 60억 원에 이르는 농어촌진흥기금을 운영해 저리 대출과 학자금 지원 등을 포함한 복지대책도 추진한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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