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저어새 등 233종 번식… 갯벌 많아 천혜의 탐조환경 갖춰
도요물떼새 등 탐조 테마상품 개발… 세계적인 생태관광도시로 가꾸기로
인천은 보전가치가 높은 갯벌과 서해 5도를 갖고 있어 저어새 등 멸종위기 철새들의 주요 도래지와 번식지로 유명하다. 인천시는 철새 탐조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생태관광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인천시 제공
멸종위기 1급인 저어새는 전 세계에 2700여 마리가 분포하고 있다. 이 중 80%인 2000마리 정도가 매년 인천을 찾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초입에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저어새의 도심 번식지인 남동유수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적으로 9000여 마리밖에 없는 검은머리갈매기(멸종위기 2급)의 경우 한국에서 유일하게 인천 송도와 영종도에서 번식한다.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 등 해마다 인천을 찾는 철새는 총 233종으로 멸종위기 1·2급 33종, 천연기념물 28종에 이른다.
인천시가 ‘철새의 메카’라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철새 생태교육과 철새 탐조관광이 가능한 생태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우선 저어새를 비롯해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백로 도요물떼새 등 철새 탐조활동을 주요 테마로 하는 생태관광상품을 개발해 국제적인 생태관광도시로 가꾼다. 생태관광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매년 20%)하는 관광산업이다. 인천은 풍부한 갯벌과 서해 5도 등이 위치해 다양한 종류의 이동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천혜의 탐조환경을 갖췄다.
또 저어새의 도심 번식지가 인천에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는 등 저어새를 ‘인천의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저어새를 인천의 대표 철새로 선정해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천의 새(시조·市鳥)를 두루미에서 저어새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의 지명 중 ‘학’을 상징하는 곳이 많아 두루미를 시조로 했지만 주로 강원 철원지역에서 월동하는 철새여서 인천과 연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어새는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때 마스코트로 선정되는 등 지역사회에 친근한 새로 자리 잡고 있다.
또 인천시는 2017년까지 강화군과 옹진군 중구 연수구 일원 갯벌 약 692.03km²를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철새이동경로 서식지 네트워크로 등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지역이 멸종위기 철새의 주요 번식지라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알려 철새 탐조관광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도 인천이 철새 연구와 홍보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철새 탐조·연구 인프라 확충을 위해 2017년까지 옹진군 소청도에 국가철새연구센터를 건립한다. 국비 69억 원을 들여 한반도 철새이동연구센터와 탐조교육·체험시설을 짓는다.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리 일원에는 저어새 생태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국비 25억 원을 들여 저어새 등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 2개동과 습지관찰 덱, 생태체험마을센터, 생태탐방로, 쉼터가 들어선다.
내년부터는 환경부와 협의해 저어새 홍보관 건립을 추진하고 철새 등 야생동물 구조 및 치료, 질병관리를 위한 구조센터를 건립할 방침이다. 아울러 인천시는 전문가, 시민단체, 연구기관과 협조해 철새보존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시민 모니터 요원과 탐조관광 가이드를 양성하기로 했다. 시민이 쉽게 철새를 접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위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탐조 프로그램도 만든다.
남동유수지에는 지난해 283마리의 저어새가 찾아 71개 둥지를 만들었다. 새끼 저어새 123마리가 관찰됐다. 이런 보기 드문 현상 때문에 이웃국가인 홍콩과 대만이 벤치마킹을 요청했다. 홍콩특별행정구는 지난해 6월 인천시와 저어새 보전 및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철새 도래지 국제 인증을 추진하고 저어새 축제와 상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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