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랏돈 빼돌려 카지노서 도박 의혹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 전격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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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연맹 사무실 등 20여곳 압수수색, 수영지도자 2명 검거… 핵심임원 출금
대표선발 뒷돈 의혹 브로커도 추적

대한수영연맹 고위 간부가 업체에서 받은 뒷돈이나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돈을 국내 카지노 등에서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전국 수영장 시설공사를 대한수영연맹이 인증한 업체 3곳이 사실상 독점해 온 사실을 확인했으며, 대한수영연맹 고위 임원 J 씨를 출국금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17일 국가보조금과 훈련보조금 등이 빼돌려진 단서를 잡고 서울 송파구 대한수영연맹과 강원 춘천시의 강원수원연맹 사무실, 연맹 고위 임원과 수영 지도자 자택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예산 집행 명세를 확보했다.

검찰은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 이모 씨와 수영 지도자 2명을 횡령 혐의로 이날 체포했다. 특히 검찰은 이 씨 등 일부 임원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수상한 자금이 이 씨의 계좌로 입금된 뒤 강원랜드 등에서 뭉칫돈이 인출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횡령자금이 J 씨 등 대한수영연맹 핵심 관계자에게 전달됐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수영업계의 고질적 비리로 지목된 시설공사 비리를 비롯해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한 수영연맹 내부의 뒷거래 의혹 전반을 광범위하게 파헤치고 있다. 그동안 연맹 내부와 수영 선수들 사이에서는 국가대표 선발권한을 가진 수영연맹 임원과 지역수영연맹 관계자들이 수영 코치로부터 금품을 상납받고, 코치나 지도자들은 보조금을 유용하거나 학부모들로부터 뒷돈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일부 브로커가 뒷돈을 받고 수영 대표 선발 과정에 가담했다는 상세한 진술을 받아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대한수영연맹이 발주한 시설과 납품사업을 대거 수주해 최근 2년간 매출이 3배 가까이 오른 업체 B사도 수사하고 있다. 연맹의 일부 임원이 공사 업체와 유착해 금품과 향응을 받은 단서도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체육계 비리 전반을 들여다보는 내사에 착수한 뒤 전국의 일선 검찰청이 진행하던 체육 관련 비리 첩보 상당수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로 모아 협회자금 유용이나 대표 선발 비리 의혹을 광범위하게 추적해왔다.

검찰은 대한체육회 임원들이 신축 공사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과 이기흥 부회장(대한수영연맹 회장) 등 대한체육회 최고위층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장관석 jks@donga.com·조동주 기자
#카지노#도박#대한수영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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