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피죤家’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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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누나가 회삿돈 펑펑” 또 고발… 창업주인 부친, 청부폭행 이어 논란

섬유유연제 생산업체인 피죤의 대표가 남동생으로부터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창업주가 청부폭행,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금전적 책임을 놓고 남매가 민사소송을 벌인 데 이어 또다시 빚어진 피죤가(家)의 내부 갈등이다.

피죤 창업주 이윤재 전 회장(82)의 아들 정준 씨(49)는 “회사 자금을 빼돌려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누나인 피죤 대표 주연 씨(52)를 횡령·배임 혐의로 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다.

정준 씨는 고소·고발장에서 “이윤재 전 회장의 청부폭행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회사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도 이주연 대표가 임원 보수 정관을 고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본인(35억여 원)과 부친(70억여 원), 모친(10억여 원), 전남편 등(6억여 원)에게 총 121억여 원의 급여를 과도하게 줘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주연 씨가 거래 업체에 실제 물품 단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은 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피죤 자금 12억여 원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죤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문제”라고 말했다.

피죤가 2세 간의 분쟁은 처음이 아니다. 창업주인 이 전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정준 씨는 “아버지 배임·횡령 책임은 누나에게도 일부 있다”며 주연 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지난해 일부 승소했다. 정준 씨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회장은 2011년에 청부폭행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한때 섬유유연제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했던 피죤은 잇따른 구설수로 작년 8월 기준 점유율이 20%대로 떨어졌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피죤#횡령#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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