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산둘레길 백패킹, 새 힐링여행 가능성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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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이틀간 한라산 속살 체험… 80명 도보 배낭여행 친환경 치유
숲향기 맡으며 트레킹 진수 맛봐

야영하며 한라산둘레길을 걷는 백패킹 행사가 17일 성공적으로 열려 새로운 힐링 여행의 가능성을 마련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야영하며 한라산둘레길을 걷는 백패킹 행사가 17일 성공적으로 열려 새로운 힐링 여행의 가능성을 마련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무오법정사 주차장. 눈썹처럼 가느다란 초승달이 소나무 위에 걸렸다. 희미한 달빛 아래 텐트 40여 개가 옹기종기 세워졌다. 저녁이 되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텐트에서 번져 나오는 캠핑 랜턴이 숲의 달빛과 어울리면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라산둘레길에서 이뤄진 백패킹(Backpacking) 행사의 첫째 날 밤은 제주지역 새로운 힐링(치유) 여행의 가능성을 열면서 저물어갔다.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제주지부는 한라산둘레길 속살을 체험하고 친환경 치유를 정착시키기 위해 17일부터 18일까지 백패킹을 실시했다. 이번 행사에 오현고교생, 제주지역 산악회원 등 ‘80인의 백패커 원정대’가 참여했다. 백패킹은 ‘짊어지고 나르다’는 뜻으로 야영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산과 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도보 배낭여행. 배낭, 침낭, 텐트, 음식, 조리기구 등 1박 이상의 야영에 필요한 장비와 물품을 자신이 직접 챙겨야 한다.

제주지역에서 해안이나 올레길, 부속 섬 등지에서 백패킹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한라산 숲 속에서 백패킹이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자들은 첫째 날 한라산둘레길 가운데 수악길과 동백길 19km를 걸었다. 사람주나무, 단풍나무가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 가운데 발밑으로는 졸참나무, 붉가시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가 지천으로 널렸다. 아름드리 삼나무, 편백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는 온몸을 상쾌하게 만들며 숲 트레킹의 진수를 체험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18일 오전 버너, 코펠 등으로 식사를 챙긴 뒤 돌오름길, 천아숲길 등 21km를 걷는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강만생 제주지부장은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취사, 야영이 금지됐다”며 “백패킹의 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힐링 여행을 조성하기 위해 한라산둘레길 야영에 따른 프로그램과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라산 허리인 해발 600∼800m를 한바퀴 도는 80km 코스로 예정된 한라산둘레길은 현재까지 64km가량이 조성되거나 확정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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