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다발 스쿨존 안전시설 ‘미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5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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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안전불감증에 또 하나의 어린 생명이 스쿨존에서 목숨을 잃었다.

4일 오후 6시 30분경 부산 금정구의 한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초등학생 A 양(여·9)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김모 씨(60)가 몰던 승합차에 치였다. A 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5일 오전 숨을 거뒀다.

사고가 난 곳은 어린이보호구역이다. 차량 두 대가 겨우 엇갈려 지날 정도로 폭이 좁다. 현장에는 ‘30㎞’라고 적힌 제한속도 표지판 정도만 있을 뿐 별다른 안전시설이 없었다. 워낙 좁은 지역이라 횡단보도에 신호등도 없었다. 불법 주차차량이 길 양쪽을 점령해 돌발사고가 나기 쉬운 곳이다. 김 씨는 경찰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길을 건너는 A 양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스쿨존 교통사고는 대부분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다. 국민안전처가 지난해 교통사고가 2건 이상 발생하거나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 다발 스쿨존’ 43곳을 점검한 결과 443건의 시설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안전표지(80건)나 횡단보도·과속방지턱(64건) 미설치 등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가 전체의 84%에 달했다. 지난해 이들 지역에서는 90건의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88명이 다쳤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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