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적발…포기김치 밑에서 증거물 찾아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4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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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의 한 고급 아파트. 경찰은 전기요금이 한 달에 30만 원을 넘고 밤마다 20, 30대가 드나드는 이 아파트를 주시했다. 2주 간 잠복하며 아파트 관찰을 마친 지난 달 28일. IP 추적 등을 통해 이곳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의 사무실로 확신한 경찰은 검거에 나섰다. 복층형 아파트 2층에는 하드 디스크가 사라진 컴퓨터 5대만 남아 있었다. 침실에는 피의자 5명이 숨어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포기김치 밑에 묻어둔 하드 디스크 1개를 찾아냈다. 나머지 하드디스크 4개는 집과 맞닿은 야산에서 찾았다. 아령과 골프채로 산산이 조각난 채였다. 하지만 경찰은 이미 범행에 사용된 26개의 대포통장 추적을 끝마친 상태였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임모 씨(26)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 씨(32·여) 등 4명을 도박개장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스포츠 경기를 인터넷 방송으로 중계하며 대포통장으로 판돈을 입금 받고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한 혐의다. 7개월간 도박 판돈이 145억 원에 이르렀다. 이 사이트의 정식 회원만 2800여 명이다. 1000만 원 이상의 고액을 건 사람도 8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의 도박 혐의도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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