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입 금지물품이 한가득…‘편안한’ 보다 ‘안전한’ 야구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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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과 SK의 경기가 열린 23일 서울 잠실야구장. 신나는 응원이 펼쳐지는 가운데 외야석 맨 위쪽 통로는 각양각색의 돗자리로 가득했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 온 가족 관람객들이 펼쳐놓은 것. 돗자리 위에는 치킨, 김밥 등의 음식과 함께 맥주 페트병, 아이스박스가 놓여 있었다. 종이박스를 돗자리 삼아 깔아놓은 곳도 있었다. 그런데 돗자리, 1L 초과 페트병, 아이스박스는 모두 야구장 반입 금지물품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5시즌부터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문화를 만들기 위한 SAFE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주류(알코올 함량 6도 이상)와 캔·병·1L 초과 페트병 음료의 반입을 금지하고 짐은 규정 이하 크기의 가방과 쇼핑백 각각 1개씩으로 제한했다. 지난해 봄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관중이 휴대용 버너를 사용하다 화재를 냈고, 취객이 경기장에 난입해 심판을 폭행하는 등의 사고가 이어진 것에 대한 대책이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안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것도 계기가 됐다.

이날 기자가 돌아본 야구장은 여전히 위태로워보였다. 야구단 관계자들은 돗자리, 짐 등으로 통로를 막는 것과 제자리를 벗어나 관람하는 것을 가장 개선해야할 행위로 꼽았다. 다른 관중의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과도한 물품 반입을 금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럼에도 반입금지 물품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가파른 통로 계단에 앉거나 출입구 쪽에 서서 경기를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편안한’ 관람문화 대신 ‘안전한’ 관람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당장의 편안함 때문에 그 속에 숨은 안전사고 가능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요원들이 단속을 할 때만 돗자리를 접거나, “돗자리가 무슨 문제냐”며 따지는 일도 빈번하다. 김종욱 LG스포츠 마케팅과장은 “야구공이 수시로 날아다니는 곳이라 안전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야구장은 어디보다도 안전이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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