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햇살둥지’ 입주민들 “주거비 부담 덜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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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도심 빈집 리모델링… 대학생-저소득층에 반값 임대
3년간 233채 361가구 공급… 입주자-건물주 만족도 높아

부산시는 최근 남구 대연동 경성대 부근에서 반값 임대주택 사업인 ‘햇살둥지’ 입주행사를 열었다. 입주민들은 하자보수 등 생활불편 사항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최근 남구 대연동 경성대 부근에서 반값 임대주택 사업인 ‘햇살둥지’ 입주행사를 열었다. 입주민들은 하자보수 등 생활불편 사항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월세가 저렴해 공부하는 학생으로선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처음에 몰랐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생활시설이 다 갖춰져 있지 않아 불편하다. 입주과정은 시와 구청 등 공공기관이 개입했으나 계약 이후부터는 이들이 전혀 관여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반값 임대주택사업인 ‘햇살둥지’에 입주한 대학생 정모 씨(20)는 “좀 더 세밀하고 지속적인 행정으로 완성도 높은 사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2012년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이 사업은 방치된 도심 속 빈집을 리모델링해 대학생과 저소득층 시민에게 반값으로 임대하는 주택공급사업. 집주인은 비어 있던 집에서 임대소득을 얻고, 서민들은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부산시는 빈집으로 인해 생기는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한다.

현재까지 233채, 361가구를 공급해 502명이 입주했다. 최근에는 남구 대연동 현장에서 올해 첫 입주행사가 열렸다. 이번에 입주한 두 채는 부산시가 3300만 원을 지원하고 건물주가 3300만 원을 부담해 원룸형 8실로 꾸몄다. 시설은 근처 부경대 학생 8명에게 각각 보증금 200만 원에 월 15만 원의 임대조건으로 3년간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시는 올해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총 60채의 빈집을 햇살둥지로 바꿀 계획이다.

부산시는 이 사업의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시민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햇살둥지 입주자와 건물주 등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75점(매우 만족 100점, 만족 75점, 보통 50점, 불만족 25점, 매우 불만족 0점)으로 만족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 대학생, 신혼부부, 외국인 근로자, 저소득층으로 돼 있는 입주자격을 공단 근로자, 사회 초년생 등으로 완화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또 현행 시와 건물주가 절반씩 내는 사업비 중 시 부담률을 70%로 확대하고, 현재 사업 건당 1800만 원인 시 지원액을 2000만 원으로 늘리자는 제안도 있었다.

특히 입주자들은 시설 공사 후 하자관리와 냉·난방시설, 생활 집기류 등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건물주와 입주자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주들은 공사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추진 절차가 느린 점을 지적했다.

입주자와 건물주들이 현행 3년인 의무 임대기간은 유지하는 것을 원했고, 임대료도 적정하다고 생각했다. 이 사업이 빈집 범죄·화재예방에 기여하면서 주건 환경이 좋아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답했다.

햇살둥지의 한 입주민은 “부실공사로 인한 하자, 생활불편에 대해 시와 구에서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민은 “건물에 문제가 생기면 주인과 소통이 안 된다. 구청이 관여하고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조승호 부산시 창조도시국장은 “리모델링 공사 및 사후관리, 추진절차와 사업기간 단축, 건물주와 입주자 간 갈등 조정 등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해 사업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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