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청각장애인복지관 통해 세상과 소통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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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손소리복지관’ 26일 개관… 7000명 농아인 재활-교육 터전으로
장애인들에게 맞춤형 복지 제공

“듣지 못해도 잘 볼수 있어요” 손소리복지관 개관식 축하공연에서 수화봉사단체인 수선화가 청각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주제로 한 상황극 공연을 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듣지 못해도 잘 볼수 있어요” 손소리복지관 개관식 축하공연에서 수화봉사단체인 수선화가 청각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주제로 한 상황극 공연을 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지역 농아인(청각 및 언어 장애인) 7000여 명의 복지와 재활 터전이 될 중부권 유일의 청각장애인복지관(손소리복지관)이 26일 문을 열었다. 손소리복지관은 비장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재능 기부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과 통합 공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농아인 복지 재활 교육 터전

손소리복지관은 대전시가 공사비 63억 원을 투입해 대전 동구 대전천동로 옛 동구청 자리에 개관했다. 7층 건물 가운데 3∼7층(1860m²) 4개 층을 쓴다. 운영 위탁을 받은 한국농아인협회가 3월부터 개관 준비를 해 왔다. 손소리는 농아인의 제1언어인 수화(手話)의 우리말이다. 손소리복지관은 대전과 충청, 세종지역에서 유일하다.

개막식에는 권선택 대전시장을 비롯해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황인호 대전시의회 부의장, 한현택 동구청장, 이장우 국회의원, 이대섭 한국농아인협회장, 지교하 손소리복지관장 등이 참석했다.

권 시장은 “농아인을 위한 복지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는데 손소리복지관이 개원하게 돼 기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손소리복지관이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 관장은 “드디어 고대해왔던 우리들의 공간이 생겼다. 그동안 걱정스러운 나머지 밖으로 내보내지 못했던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공간도 생겼다”며 “비장애인들이 자원봉사와 후원을 통해 복지관의 정착을 위해 애써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이번 청각장애인 복지관 개관을 계기로 맞춤형 복지를 강화해 장애인 복지 수범도시 위상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비장애인도 이용하는 ‘사회통합 공간’

농아인은 복지관을 방문하면 대전지역과 농아인, 복지관에 대한 소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각층 복도의 TV에 등장한 나기탁 미디어팀장(농아인)이 수화 동영상으로 소식을 전한다.

7층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농아인 자녀들이 학습지도를 받는 프로그램실이 마련돼 있다. 바로 옆에는 무료로 머리를 손질할 수 있는 이·미용실이 있다. 6층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다목적체육관과 저렴한 구내식당(농아인 2000원, 일반인 3000원)이 운영된다. 5층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구화훈련을 하는 농아인들을 위한 청력검사 및 언어치료실도 마련됐다.

컴퓨터실에서는 정보화 교육이 이뤄지며 시청각실에서는 내달 10일부터 영화가 정기적으로 상영된다. 한국영화의 경우 한국농아인협회의 지원을 받거나 손소리복지관이 자체적으로 자막을 삽입해 상영한다. 4층 도서자료실은 농아인들이 세상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수화동영상으로 읽어주는 동화나 다큐멘터리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농아인 부모교육과 직업상담, 취업알선, 심리치료 및 상담 등의 서비스가 이뤄진다.

손소리복지관은 정보화 교육과 이미용 서비스, 무료 진료, 여가 프로그램(공예 음악 미술치료) 등을 위한 재능기부자 및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매월 1만 원 이상의 정기후원, 저소득 가정 1 대 1 결연, 동전 모금함 및 물품(생활용품, 의복, 식품류) 후원이 가능하다. 이용 및 자원봉사 문의 042-345-9900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청각장애인복지관#손소리복지관#맞춤형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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