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자전거 천국’으로 바뀌는 부천 ‘100리 수변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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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베르네천…역곡천 연결… 산책로-자전거길로 시민에 인기
수생식물도 길러 소풍객 줄이어

부천을 가로지르는 주요 하천 5개를 중심으로 산책로와 자전거길 40km를 조성하는 ‘100리 수변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베르네천의 과거와 현재 모습. 부천시 제공
부천을 가로지르는 주요 하천 5개를 중심으로 산책로와 자전거길 40km를 조성하는 ‘100리 수변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베르네천의 과거와 현재 모습. 부천시 제공
회원이 23명인 ‘부천시 자전거동호회’는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 자전거를 타고 부천 도심을 활보하고 다닌다. 이들은 초보자용인 동부간선수로∼경인아라뱃길, MTB 라이더가 즐기는 베르네천∼원미산∼도당산, 한나절 장거리 주행길인 역곡천∼광명∼안양∼군포 등 다양한 코스를 이용한다.

부천에는 녹지공간이 협소한 악조건 속에서도 자전거 여행길이 잘 조성돼 있다. 부천시는 km²당 1200명이 몰려 살고 있어 전국 최대 인구밀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1인당 공원녹지 면적(5.32m²)이 법정 기준(6m²)에 미달한다. 녹지 면적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지만 2006년 상동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인공 하천 ‘시민의 강’이 모습을 드러낸 이후 ‘자전거 천국’으로 서서히 탈바꿈하고 있다. 시내를 흐르는 굴포천, 시민의 강, 베르네천, 여월천, 동부간선수로, 역곡천 등이 산책로와 자전거 길로 인기를 끌면서 하천 사이를 연결하는 ‘100리 수변길’이 조성되고 있는 것.

서울외곽순환도로 주변 시민의 강은 쉼터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경인전철 송내역∼부개역 사이 원천공원에서 발원한 이 강은 폭 5m, 깊이 30cm, 길이 5.5km 규모로 상동신도시를 ‘ㅁ’자 형태로 휘감고 돈다.

하루 2만5000t가량 강제 ‘펌핑’된 재활용수(2급수)가 흘러드는 하천엔 잉어 붕어 피라미 메기 등의 어류와 함께 부창포 붓꽃 애기똥풀 개망초 연 등 수생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수림도 우거져 어린이와 청소년의 자연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자전거 소풍객이 줄을 잇는다.

부천식물원, 산울림청소년수련관과 가까운 베르네천에는 벚꽃 튤립 억새 군락지가 들어서 있고 강폭이 넓어 베테랑급 자전거족이 자주 찾는 편이다. 8시간 이상 장거리 주행을 하는 라이더는 이곳에서 역곡천을 따라 광명, 안양으로 떠나고 있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동호인은 베르네천 끝자락에서 원미산으로 방향을 틀어 도당산까지 3, 4시간 코스를 즐기고 있다. 유복동 부천시자전거동호회장은 “부천에는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선택할 수 있는 자전거 코스가 다양하다. 이런 여건 때문에 3, 4년 사이 자전거 동호인이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시는 지난달부터 ‘물길 따라 추억과 낭만의 100리 수변길’이란 구호를 내걸고 ‘푸른 도시 부천 만들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7년 말까지 주요 하천에 나무와 꽃을 심고 시민 참여형 수변길을 만들고 있는 것.

올해 베르네천 4.8km 구간엔 연꽃단지, 갈대숲이 새롭게 들어선다. 동부간선수로에는 억새 단지가, 여월천엔 메타세쿼이아 길이 꾸며진다. 또 곳곳에 이팝나무 왕벚나무 등을 대규모로 심고 나무 산책길을 확대한다.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간 꽃복숭아 진달래 등 2만 그루의 묘목을 식재하는 ‘봄철 나무심기 운동’이 펼쳐졌다. 부천시 관계자는 “1단계로 2017년까지 하천과 산을 연결하는 사계절 둘레길이 완성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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