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책 읽는 북카페? 청소년 놀이터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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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청소년 카페 인기만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마역 2층에 자리한 맞춤형 북 카페 ‘깔깔깔’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깔깔깔’ 제공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마역 2층에 자리한 맞춤형 북 카페 ‘깔깔깔’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깔깔깔’ 제공
“북 카페라고 책만 읽나요? 이곳은 아이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사랑방이에요.”

1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경의중앙선 백마역 2층에서 만난 김지연(가명·17) 양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백마역 2층에는 김 양의 웃음을 닮은 공간이 있다. 청소년을 위한 북 카페 ‘깔깔깔’이다. 보통 다른 북 카페는 문학작품을 읽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 전부다. 그러나 ‘깔깔깔’은 다르다.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어떻게 이끌어 갈지 결정하는 사랑방이다.

이날 130m² 남짓한 북 카페에 들어서자 ‘깔깔깔’이라는 이름처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북 카페 안 모든 공간은 투명한 유리로 나누어져 어디서나 사방을 볼 수 있었다. 10여 개의 테이블마다 높이 3m 남짓한 책장이 있고 각종 서적 3000여 권이 나란히 꽂혀 있었다. 3, 4명의 여학생은 테이블에 앉아 수다를 떨며 체스게임을 즐겼다. 아담한 동아리방도 있다. 북 카페 한쪽은 공연이나 행사 때 무대로 쓰인다. 2주에 한 번씩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음악회와 주제별 책 전시회도 열린다.

카페 운영을 맡은 3명의 선생님은 아이들의 친구이자 언니 누나 같은 멘토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보래 샘’ ‘연두 샘’이라고 부르며 스스럼없이 따른다. ‘깔깔깔’은 고양시가 새로운 북 카페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12년 선보였다. 진짜 ‘카페 같은 도서관’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평일에도 40명가량의 아이들이 찾는다. 주말에는 150명 가까운 아이들이 북 카페를 다녀간다. 연간 이용객은 약 2만 명에 이른다.

‘깔깔깔’을 비롯해 고양 지역 곳곳에 11개의 특별한 북 카페가 들어섰다. 화전역에 있는 ‘하하하’는 전시 공간이자 주민과 학생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이벤트나 작은 음악회, 프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화정역 광장 내 ‘톡톡톡’도 시민들에게 외면받던 어둡고 칙칙한 지하보도 구석을 활용해 청소년을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만든 사례다.

고양 지역 북 카페는 이처럼 독특한 이름과 함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문학 강좌를 듣다가 싫증 나면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 수 있고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 운동을 할 수 있게 실내 놀이터가 설치된 북 카페도 있다.

북 카페는 고양시가 위탁한 고양시작은도서관협의회나 고양평화청년회, 고양문화재단 등이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운영하고 있다. 고양시는 청소년들이 휴식과 소통을 하며 열정과 끼를 발휘할 수 있는 북 카페를 확대할 예정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북카페#청소년#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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