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구내식당 폐쇄후 매출 3배 껑충” 골목상권 함박웃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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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 구청 공무원 삼삼오오 점심… 인근 식당 손님들 넘쳐 골목 활기
인천 동구 ‘지역경제 살리기’ 호평

올해 초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구내식당을 폐쇄한 이흥수 인천 동구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8일 직원들과 구청 주변 칼국수 집을 찾아 식사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올해 초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구내식당을 폐쇄한 이흥수 인천 동구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8일 직원들과 구청 주변 칼국수 집을 찾아 식사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8일 낮 12시경 인천 동구청 앞. 공무원 600여 명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정문과 후문으로 쏟아져 나왔다. 일부 공무원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인근 식당으로 향했고 다른 직원들은 차량 한 대에 서너 명씩 타고 예약한 식당으로 갔다. 이흥수 동구청장도 이날 구청 간부, 비서실 직원과 함께 관내 칼국수 집에서 식사했다. 올해 초 동구가 인천시내 10개 구군 가운데 처음으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구내식당을 폐쇄한 후 생겨난 모습이다.

구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송림동 ‘문가네 생선구이’는 이날 동구 직원과 일반 손님 등 4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이 식당은 조기 갈치 등 제철 생선구이를 파는데 동구 직원이 점심시간에만 하루 평균 30∼50명이 찾고 있다. 주인 문영숙 씨(54)는 “구청 구내식당이 문을 닫은 뒤 매출이 3배가량 늘었다. 지난해까지 혼자서 일을 했는데 식당 손님이 크게 늘어 직원 2명을 채용했다. 구청 직원이 몰리면서 이제는 입소문까지 나서 장사가 더 잘된다”고 말했다.

이 가게뿐 아니라 구청 인근의 식당 대부분도 점심시간마다 북적거리고 있다. 점심때에는 예약을 해야만 식당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러자 문을 닫았던 식당들도 다시 개업하고 있다. 이런 여파로 송림동 지역은 물론이고 현대시장 주변 골목 상권의 활력이 살아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인천의 구도심 가운데 가장 낙후된 동구의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공무원의 고통 분담’을 강조해 오고 있다. 그는 “공무원이 서민보다 형편이 그래도 괜찮으니 우리가 희생하자”라고 자주 말하고 있다.

구내식당 폐쇄를 놓고 일부 공무원의 반대도 있었다. “구내식당이 폐쇄되면 점심 먹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또 지역 자활센터가 위탁 운영하는 구내식당이 문을 닫으면 50, 60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문제도 있었다.

구는 이들이 사회적 기업인 ‘따듯한 밥상’을 세울 수 있도록 4000여만 원의 임대보증금을 지원했다. 이들은 요즘 업무에 바쁜 구청 직원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다. 관내 유관단체, 대기업과 힘을 모아 펼치고 있는 재래시장 살리기 사업도 효과를 보고 있다. 구는 2월 설을 앞두고 송현시장과 현대시장에서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구청 직원과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동국제강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주민자치위원회, 통장자율회, 바르게살기위원회, 새마을부녀회 등 유관단체 회원 등 400여 명이 참가해 재래시장 상품권 수억 원어치를 구매했다.

3월 31일에는 중앙시장에 고객지원센터와 사무실을 설치했다. 현대시장에는 1억여 원을 들여 5월 준공을 목표로 공중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한다. 이 구청장은 “자영업자, 재래시장 상인 등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신규로 발굴해 효과가 있을 때까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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