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필요” 80.6%… “사드 배치 찬성” 61.4%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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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외교안보 점검/여론조사]
남북경색 해소 - 도발 대비 목소리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통일 대박’에 이어 올해 ‘통일 준비’를 대북정책의 구호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 정책의 실질적 성과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와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6%는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대북특사 파견에 대한 찬성 의견도 66.3%에 달했다. 그만큼 현재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 모든 연령, 이념층서 ‘정상회담’ 지지


박근혜 정부의 외교현안 1순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남북관계 개선이 한미동맹보다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남북관계 개선’이 1순위라는 답변은 26.8%로 ‘한미동맹 지속’ 21.4%보다 많았다. 한중 협력 강화(16.9%), 한반도 비핵화(13.8%)와의 차이도 컸다. 연령별로는 20대 응답자들이 ‘한미동맹 지속’(32.9%)을 외교현안 1순위로 택했을 뿐, 모든 연령대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연령대와 지역·직업·소득을 막론하고 70% 이상의 고른 지지가 나왔다. 이념적으로 자신이 ‘보수’라고 생각한 응답자 역시 75.6%가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남북대화를 바라는 의견이 높게 나온 것은 박근혜 정부에서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그동안 국민들은 ‘원칙적인 대응’과 ‘북한 도발이 없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잘한다고 평가해 왔다”며 “하지만 집권 3년 차에도 남북대화 중단, 이산가족 상봉 좌절이 지속되면서 ‘이대로 괜찮나’라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의 ‘햇볕정책’(김대중, 노무현)이나 ‘비핵개방 3000’(이명박)에 비해 ‘한반도 신뢰’라는 구호는 좋지만 “그 좋은 구호로 이뤄진 게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이 커진 것이다.

○ 남북대화 요구하며 사드 배치도 찬성

응답자들은 남북관계 진전을 바라면서도 한편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제력도 강력하게 유지하기를 바랐다. 사드 배치를 원하면서 대북특사 파견을 지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위협 억제를 위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1.4%는 ‘그렇다’고 답했다. 보수 성향 응답자의 찬성(71.9%)이 진보 성향의 찬성(49.4%)보다 높았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특사를 파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66.3%가 ‘그렇다’고 답했다(반대 20.2%). 보수 성향 응답자의 찬성이 65.6%에 달해 진보 성향 찬성(76.0%)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드에 대한 이념 차이보다 대북특사에 대한 이념 간극이 덜 나타난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지속되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드 배치에 찬성 의사를 던진 것”이라며 “북한 체제에 대한 환상이 없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막연히 북한이기 때문에 다가가야 하는 게 아니라 대화 상대로서의 북한과 위협의 주체로서의 북한을 구별해서 본다는 의미다.

○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감 낮아져

‘인도적 사업’으로 대표되는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찬성(65.6%)은 반대(27.8%)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동아일보와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조사 때의 결과(찬성 72.0%, 반대 15.3%)에 비해 부정적 의견이 늘었다. 올해 초 설에 맞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이 북한의 무응답으로 좌절됐고 갈수록 고령화되는 이산가족들이 일회성 상봉행사 뒤에 오히려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의감이 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박근혜 정부가 지향해야 할 대북정책의 성향에 대해서는 ‘유화’ 18.5%, ‘보통’ 44.1%, ‘강경’ 29.4%의 답변이 나왔다. 특히 20대는 대북정책 성향을 0(매우 유화)∼10(매우 강경)에서 택하라는 질문에 6.13이라고 답했다. 반면 60세 이상은 5.20으로 가장 낮았으며 평균은 5.47을 기록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남북정상회담#사드#남북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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