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북도의회 독립청사 신축 이전 ‘산 넘어 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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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동 옛 중앙초 부지 주인 道교육청… “제값 내고 매입하라” 무상제공 반대

충북도의회는 1993년부터 충북도청 신관의 일부를 빌려 사용 중이다. 이 신관에는 도의회를 비롯해 충북도 민원실과 일부 행정부서가 있다.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독립된 청사가 없는 곳은 충북도의회 한 곳뿐이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도의회는 1993년부터 충북도청 신관의 일부를 빌려 사용 중이다. 이 신관에는 도의회를 비롯해 충북도 민원실과 일부 행정부서가 있다.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독립된 청사가 없는 곳은 충북도의회 한 곳뿐이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도의회가 추진하는 독립청사 신축 이전이 첩첩산중이다. 도의회가 이전 대상지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옛 중앙초등학교 터의 주인인 충북도교육청이 사실상 “제값을 내고 매입하라”며 무상제공에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30일 충북도의회와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최근 충북도에 공문을 보내 “상당구 문화동의 옛 중앙초 터를 청주 밀레니엄타운 내 터와 교환하거나 4년 분할 상환으로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다음 달 10일까지 답을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도교육청은 요구한 기한 내에 답변이 오지 않을 경우 교육시설 재배치 등 자체 활용방안 마련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충북도청 바로 옆에 있는 중앙초 터는 1만3525m² 크기. 도심 공동화에 따른 학생수 감소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청원구 율봉로(율량동)로 올 2월 옮겨가면서 지금은 비어 있는 상태다. 현재 이곳의 땅값은 120억 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별도의 청사 없이 1993년부터 현재의 충북도청 신관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충북도의회는 이 중앙초 터에 청사를 신축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일 충북도의회가 개최한 ‘도의회 청사 건립 토론회’에서 임회무 도의회 행정문화위원장은 “도심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 주변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서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적극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리모델링이나 신축에 대한 재정 부담은 도가 맡더라도 터는 도교육청이 제공해야 한다”며 공을 교육청에 넘겼고, 도교육청은 “120억 원이 넘는 터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는 어렵다”며 부지 교환이나 분할 매각의 조건을 내놓으며 응수했다. 결국 충북도가 교육청이 제기한 기한 내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에 따라 도의회 청사 건립 문제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도의회의 독립청사 신축 추진에 대해 불편한 시선도 보내고 있다. 24일 토론회에 참석한 최남희 한국교통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지방재정법이 개정되면서 5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사업은 중앙 투융자심사와 전문기관의 타당성 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며 “의회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주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오창근 충북참여연대 국장은 “청사 건립 타당성에 대해 공청회나 TV토론회 등을 통해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등 도민 공감대 확산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충북개발연구원이 지난달 16∼24일과 이달 18∼24일 청주 번화가인 성안길과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충북도민 총 55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독립청사 건립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51%가 반대를, 49%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또 현재 도의회 위치를 아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57.1%가 ‘모른다’고 응답했고, 충북도와 도의회가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58.1%가 ‘모른다’고 답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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