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라인 vs 국정원 수사팀’ 희비갈려

  • 동아일보

공안검사 줄줄이 요직 발탁… ‘원세훈 기소’ 멤버 보직이동 없어
‘역대 최대 검찰인사’ 뒷말 무성

설 연휴 직전 단행된 검찰 인사를 둘러싸고 검찰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과 국정원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검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팀 검사들이었다. 이들은 2013년 당시 수사 지휘부에 맞서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최근 항소심에서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뒤집혔지만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대구고검 검사(55·사법연수원 23기), 수사팀 일원이었던 박형철 대전고검 검사(47·25기)는 모두 명예회복을 하지 못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와 관련해 문책성 인사까지 당한 이동열 대전고검 검사(49·22기), 주영환 부산고검 검사(45·27기)도 각각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부산고검 ‘잔류’ 인사가 났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검찰 내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가까웠던 검사들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현 정부에서 국정원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거나 공안 업무를 맡았던 인사들은 줄줄이 요직에 발탁됐다. 이상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48·22기)은 2012, 2013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시절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유우성 씨(35)를 국정원과 함께 수사해 구속 기소했다. 이 차장이 정기인사로 자리를 옮긴 이후의 일이지만 이 사건은 공판 과정에서 국정원의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져 유 씨가 무죄 판결까지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별문제가 안 된 셈이다.

신임 변창훈 대검 공안기획관(46·23기)은 2년 동안 국정원 파견검사로 검찰과 국정원의 업무 협조 및 국정원 댓글 사건, 증거조작 사건의 뒤처리를 했다.

신임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장(43·27기)은 직전까지 법무부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태스크포스’에 참여해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검찰 인사#국정원 라인#국정원 수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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