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대선개입 유죄, 법정구속…실형선고 후 “국가와 국민 위해 열심히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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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10일 0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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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법정구속. 사진=동아일보 DB
원세훈 법정구속. 사진=동아일보 DB
원세훈 법정구속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때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댓글과 트위터 활동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64·사진)이 9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이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불법 선거운동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는 이날 원세훈 전 원장에게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원장은 건설업자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지난해 9월 9일 만기 출소한 지 5개월 만에 다시 수감됐다.

함께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을,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심리전단 직원 김모 씨의 e메일 압수수색 때 확보한 파일의 증거 능력을 추가로 인정해 1심(175개)보다 4배가량 늘어난 716개의 트위터 계정을 유죄 증거로 인정했다.

특히 2012년 한 해 동안의 심리전단 트위터 글 27만여 건의 추이와 내용을 분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2012년 8월 20일을 전후해 선거 관련 글이 정치 관련 글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정치와 선거 관련 글의 양이 모두 급증한 점 등을 주요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2012년 8월 20일 이후는 특정 후보 낙선 또는 당선 목적이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국정원의 조직 특성상 이런 활동은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세훈 전 원장은 재판이 진행된 2시간 내내 꼿꼿한 자세로 재판부를 응시했지만 막상 실형선고가 나자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재판부가 실형선고를 한 후 발언 기회를 주자 주먹을 굳게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세훈 전 원장은 “저로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며 “앞으로 계속 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재판장인 김상환 부장판사는 “징역형 선고에 따라 구속 사유가 있다고 판단해 이 자리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며 단호한 어조로 법정구속을 명령했다. 원세훈 전 원장은 방청석에서 기다리던 부인에게 열쇠와 코트를 건넨 뒤 법정 경위를 따라 사라졌다.

한편 원세훈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1, 2심 재판부가 정반대의 판단을 내림에 따라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세훈 법정구속.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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