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정비대금 빼돌린 혐의’ 예비역 대령 구속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6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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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방위산업체에 취직해 공군의 전투기 정비대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예비역 공군 대령들이 구속기소 됐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항공 부품 수입 판매업체인 블루니어의 전 사업본부장 천모 씨(59)와 전 사업개발팀장 우모 씨(56)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공군 대령 출신인 천 씨 등은 이 업체에 근무하면서 대표 박모 씨(53·구속)와 공모해 군 전투기 정비대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천 씨 등은 2009년 7월부터 2011년 12월 사이 F-4, KF-16 등 전투기 부품을 구입·교체한 것처럼 속여 공군 군수사령부, 방위사업청 등으로부터 50회에 걸쳐 총 240여억 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천 씨와 우 씨는 협력업체로부터 전투기 정비용 부품을 매입한 것처럼 세금계산서 등의 자료를 허위로 꾸몄고, 일부 협력업체를 블루니어의 매출처인 것처럼 위장해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금액을 박 씨가 관리하는 차명계좌로 돌려받았다.

천 씨는 전역 후 사기업 취업이 제한된 기간에도 사실상 블루니어에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블루니어가 거액의 정비 대금을 빼돌릴 수 있었던 것은 대표 박 씨와 협력업체 대표들이 공군과 관련된 특정 고등학교 출신이었던 점도 때문이었던 것으로 합수단 수사 결과 드러났다. 주요 협력업체 4곳의 대표는 모두 박 씨와 고교 선후배 사이였고, 다른 협력업체 한 곳에는 천 씨의 아들이 근무하는 등 인맥과 학연으로 얽혀 있었다.

블루니어는 2006년 9월부터 2011년 9월 사이 방위사업청, 공군사령부 등과 KF-16 전투기 등 항공기 부품을 정비하는 계약을 32건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457억 원이다. 앞서 합수단은 지난달 30일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전 블루니어 회장 천모 씨(67)도 구속했다. 천 씨는 2006년 공군 중장으로 예편 후 2008년 블루니어에 입사해 부회장, 회장 등을 지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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