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치료한다며 소금물 관장시킨 목사 부부, 사기 혐의로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4일 2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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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을 치료해 주겠다며 신도들에게 소금물로 관장(항문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의료행위)을 시킨 목사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의료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 강동구 A교회 목사 조모 씨(56) 부부와 교회 관계자 등 4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 등은 2010년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9박 10일 동안 불치병을 치유한다며 캠프를 열어 무허가 의료행위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국 각지의 휴양시설을 돌며 캠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매일 소금물로 관장을 시켰다. 건강보조제와 의료기기도 팔았다. 섭외한 한의사가 현장에서 직접 침을 놓게 해 정상적인 치료 캠프인 것처럼 보이게 꾸몄다. 캠프 참가 비용은 1인당 120여만 원 수준으로 높은 편. 하지만 참여자 대부분은 말기 암이나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이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고액을 내고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캠프에서 약을 먹지 못하게 해 일부 중증 환자가 퇴소 후 숨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피해자 20여 명을 확인했지만 “그동안 캠프 참가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피해자를 더 찾는 한편으로 조 씨 등이 불법 의료행위로 받은 돈의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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