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교통안전시설물 설치-관리 소홀… 어이없는 교통사고 잇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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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도색 안해 역주행… 4명 중경상… 고장난 신호등 방치… 행인 다쳐

교통안전시설물 설치 및 관리 소홀로 인한 어이없는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7시 강진군 도암면 한 교차로에서 이모 씨(65·여)가 몰던 승용차가 편도 2차로 도로를 300m 정도 역주행했다. 이 씨의 승용차는 정상 운행하던 다른 승용차(운전자 황모 씨·41·여)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이 씨 등 4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한 건설사가 사고 지점 인근 도로에서 가스관을 묻은 뒤 노면포장 공사를 하면서 차선 도색을 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건설사 측은 당시 눈비가 많이 와 차선(중앙선) 도색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건설사가 차선 도색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각종 안전표지물도 설치하지 않아 운전자 이 씨가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도로 공사현장의 안전을 감독해야 하는 행정기관, 경찰이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건설사가 통보하지 않아 공사를 한다는 것도 몰랐다”며 “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40분 광주 남구 백운초등학교 인근 왕복 6차로 도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모 양(16) 등 10대 2명이 서모 씨(59)가 몰던 택시에 치여 부상을 입었다. 김 양 등은 건너편 신호등이 부서져 방치된 것을 모르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 택시는 파란불에 맞춰 주행 중이었다. 지난달 19일 승용차가 사고 지점 신호등을 들이받아 통째로 뽑혔지만 추가 사고가 나기 전까지 신호등은 고쳐지지 않았다. 경찰은 김 양 사고 직후 신호등을 수리했다.

이에 김 양 아버지는 “발레를 전공하는 딸이 신호등이 고장난 줄 모르고 건너다 큰 부상을 입었다. 경찰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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