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신한은행장, 예상보다 위중 - 연임 어려울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03시 00분


임기 만료 3월까지 복귀 힘들듯
차기 위성호 김형진 강대석씨 거론… 한동우 회장 후계 논의도 급물살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이달 초 입원한 서진원 신한은행장(64·사진)이 혈액암(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 행장의 병세가 예상보다 위중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임기가 올해 3월까지인 그가 업무에 복귀하거나 연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한동우 회장의 후계 구도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계와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감기몸살 증세로 이달 2일 서울 강남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한 서 행장은 현재 백혈병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백혈병의 구체적인 종류는 확진이 되지 않았다”면서도 “병세가 지금보다 호전될 수는 있어도 이전 상태로 완벽하게 돌아오긴 힘들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짧은 시일 내에 회복돼 행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신한지주가 바로 행장 직무대행을 세운 것도 서 행장의 이런 상태를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서 행장의 병세가 오래 지속되고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공백 우려가 커지자 15일 임영진 부행장을 행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서 행장은 올해 3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성과가 좋고, 이렇다 할 흠결이 없어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또 지주사 회장인 한 회장이 지난해 서 행장의 아들 결혼식에 주례를 볼 만큼 두 사람의 사이도 각별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서 행장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큰 손실을 입게 됐다”며 “그의 연임이 어렵다는 건 기정사실이고 이제는 차기 행장이 누가 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서 행장의 복귀가 어려워지면서 당장 차기 신한은행장 및 한 회장의 후계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초 한 차례 연임해 2017년 초까지가 임기인 한 회장은 올해 67세로 나이 제한 규정에 걸려 3연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에 차기 행장으로 선임되는 인사는 자연스럽게 한 회장의 후계자로 일찌감치 부각될 수 있다. 다만 3월 주주총회 때까지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대행 체제를 당분간 더 이어가고 차기 행장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뽑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공식적으로는 다음 달까지 서 행장의 상태를 지켜본 뒤 후임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서 행장의 상태가 계속 호전되는 상황”이라며 “연임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장윤정 기자
#서진원#신한은행장#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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